매거진 글감노트

순간을 담는다.

사진 속 하루

by 김힝구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곳에 두고, 일상을 함께 하는 내 스마트폰의 주기능은 단연, 카메라가 아닐까 싶다. 언제든지 재빠르게 카메라를 켜고 우리 집 고양이 힝구의 모든 모습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힝구의 찰나의 순간들은 빠른 손놀림과 힝구에 대한 관찰력을 장착하지 않는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이 순간도 내 옆에는 스마트폰이 준비되어 있다. '힝구,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 소장하고 싶어.'


지금이 아니라면, 다시는 못 볼 순간들, 그 순간을 담아낼 수 있는 카메라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가 없다. 웬만하면 집에 카메라 1대 정도는 가지고 있을 정도로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대단한 것 같다. 또, 번화가를 걷다 보면, 어렵지 않게 예전의 스티커 사진기같이 여러 컷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매장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사진 찍기가 하나의 코스처럼 되어가고 있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지금 함께하는 사람과, 즐거운 순간을 담아낸 사진을 통해, 오늘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일까.


어렸을 때, 친구 집에 놀러 가거나, 처음 사귄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오면, 어린 시절부터 정리해 온 앨범을 서로 보여주곤 했었다. 그러면 서로에 대해서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나와 그 친구의 시간을 사진을 통해 알아갈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이처럼 사진은 순간을 포착한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다시 꺼내본 사진을 통해, 현재 함께하고 있는 인연과 지난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지나가 버린 인연에 대한 그리움을 채워주기도 한다. 시간의 흐름 속, 딱 한 장면으로만 남아버린 사진이지만, 그 안에는 그날 느끼고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 한마디로 사진 속에는 그날의 하루가 담겨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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