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共, 느낌 感
누군가의 공감을 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엄청난 힘이 되어 준다.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의 작은 고개 끄덕임, 눈 맞춤, 살며시 내민 손, 그리고 내 글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의 작은 클릭을 통해서도,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공감받고 있음에 힘을 얻는다.
얼마 전, 누군가를 잃은 슬픔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마주했었다. 상투적이고 의례적인 인사말이 너무나 부질없게 느껴져 입 밖으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의 슬픔이 오롯이 전해져 내 마음도 아팠다. 울음을 삼키는 그 사람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위로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내 손길이었다. 내 손이 닿자, 울음이 터진 그 사람을 보며 나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대학교 4학년, 현대문학 소설 전공수업,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작가를 선정하여 작가와 작품에
대한 발표를 해야했다. 나는 발표를 위해 두 달 동안이나 열심히 준비했다. 물론 좋아하는 교수님 수업이었기에 더 집중했던 것도 있었다. 발표 당일 정말 잘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인지, 지난밤부터 읊고 또 읊었던 발표 내용들이 긴장된 목소리로 두서없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한 동기가 눈에 들어왔다. 맨 앞줄에 앉아 있던 동기는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내 모든 말들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고 있었다. 그 친구와 눈이 마주치자, 그때부터 나는 평정심을 되찾았고 준비했던 내용을 막힘없이 발표할 수 있었다. 발표 내내 친구와 종종 눈이 마주칠 때마다, 나도 미소를 되찾아 갔다. 발표가 끝나갈 즈음에는 웃으며 발표를 끝낼 수 있었다. 그날 친구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지금 너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내 생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친구의 끈질긴 눈 맞춤과 끄덕임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사람들은 첫 만남에서 공감대를 찾기 위한 대화를 주로 하는데,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한 사람들 간의 친밀도는 빠르게 올라간다. 공감이라는 정서적 교류는 사람 사이에 어떤 작용을 하기 때문일까. *공감은 타인의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자기도 같은 감정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즉, 어떤 대상 혹은 상황 등을 통해 내가 느낀 감정을 타인도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그로 인해 나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나 자신도 깨닫지 못한 감정을 타인을 통해서 깨닫게 되기도 하며, 타인으로부터 설명된 감정들로 나 자신까지도 이해하게 되는 쾌감을 느끼거나 앞의 과정을 통해 감명받기도 한다. 공감하지 못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부가적인 감정인 것이다. 이처럼 공감은 나와 타인 사이의 가장 깊은 정서적 교류이다.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면서, 내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감사함을 느낀다. 아, 내 이야기에 공감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이것은 정서적 친밀감과 함께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있다는 것을 넘어,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속에 담긴 나에 대한 공감과 인정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