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바라보는 어제와 내일
숨 고르기가 필요해졌다. 그리고 잠시, 앞으로 나아갈 시간보다, 걸어왔던 시간을 통해 나의 삶을 바라보고 싶어졌다. 나는 인생에서 계획되었든, 갑작스럽게 찾아왔든, 그 어떤 경험도 불필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경험을 통해, 내 삶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내 계획과 다른 시간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문제 될 것은 없다. 그 시간이 내 인생 그래프를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인생이 테트리스 같다고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필요한 조각과는 다른 조각이 나타나 내가 설계했던 세계가 당장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더라도, 이 게임은 끝날 때까지 그 끝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내일이 아닌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니, 내일의 시간이 테트리스 같다면, 지나간 시간은 굴곡 가득한 곡선 그래프를 그리고 있었다.
문득, 다큐 3일에서 한 시민의 인터뷰가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기차를 타고 뒤를 돌아보면 굽이 굽이져 있는데, 타고 갈 때는 직진이라고 밖에 생각 안 하잖아요. 저도 반듯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면 굽이져있고 그게 인생인 거 같죠.
평범한 삶, 초등학교를 졸업 후, 중·고등학교, 대학교 졸업까지 한 번의 쉼 없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니, 하루가 쌓이고 쌓여 일주일이 되고, 그렇게 한 달, 1년을 내일을 향해 살아갔다. 그렇기에 나의 인생이 제법 직선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 그래프를 탄생부터 시간의 흐름대로 나열하여 평면적으로만 봤다면 내 삶은 그저 단순한, 직선적인 삶이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람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다. 인생의 시기별 경험한 에피소드들, 즉, 경험치의 획득으로 인해, 인생 그래프에는 곡선이 그려지게 된다. 인생은 그 자체가 곡선일 수밖에 없다.
분명, 힘들어 쉽지 않았던 순간도 존재했을 텐데, 뒤돌아보고 나서야, 내 삶의 굴곡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은 지나갔지만, 그 길 위에는 지나간 시간의 흔적만 남은 것이 아니다. 인생 그래프의 곡선에는 나의 지나간 삶을 통해 얻은 눈물과 다양한 교훈과 깨달음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희망과 힘까지도 축적되어 있다. 과거를 통해 오늘을 살고, 그리고 내일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