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혼저옵서예, 제주

by 김힝구


드디어, 자유인이 되었다.

지난 글에서 예상했듯이, 마치 어제도 9월이었던 듯, 어제와 오늘의 내가 같다는 듯, 내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누군가, 나에게 퇴사 축하 인사를 건네지 않는 이상, 나는 어제도 오늘 같았던 것 같은 조용한 하루 속에 있는 것이다.



특별하지 않은 퇴사 후의 일상, 그렇기에 계획도 일상적이다. 내 휴식의 첫 계획은 제주도에서 2주 살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고양이, 힝구와 함께 제주도 한 달 살기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예민한 영역 동물의 특성을 가진 고양이에게 바다를 건너는 장거리 여행은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말에 내 욕심을 버렸고, 힝구를 본가에 맡기고 2주간의 혼자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힝구 없는 시간이 낯설어진 나는 오랜만에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6년 전, 1주일 동안, 혼자 했던 제주도 여행의 좋았던 기억은 또다시 나를 제주도로 향하게 했다.

한없이 불어오는 바람, 한적한 거리, 시릴 정도로 새파란 바다와 하늘을 매일 볼 수 있었고 거기에 게스트하우에서 만났던 인연들까지 제주도는 나에게 특별한 장소다.


잠시 서울을 떠나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비록, 힝구가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날그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협재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숙소 덕분에 나는 원한다면 언제든지 바닷가를 거닐 수 있을 것이다. 아침이면, 갓 내린 커피를 들고 2층 테라스로 가서 뜨거워지기 전의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맞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이고, 오늘 오랜만에 방문한 서점에서 구매한 책들을 읽고 싶은 만큼 읽을 수도 있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이런 기분 좋은 계획들을 가지고 잠시 제주도에 간다. 퇴사를 통해 얻은 쉴 기회이자 새로운 글감을 얻을 기회가 있기를 희망하며, 여행 가방이 2주 치 짐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간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