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섬
제주도에서 길고양이를 만났다. 내가 만난 고양이는 서울에서 사는 길고양이보다도 여유로워 보인다.
종종 제주 여행길에서 나와 마주친 고양이는 도망가지 않고, 나와 눈을 맞추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관찰하는 것 같다. 때론, 내 시선을 즐기는 듯, 아니 나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 몸을 피할 생각은 하지 않고 내 앞에서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멀리서 나는 그에게 내 존재를 알리기 위해, 고양이 세계의 인사를 한다.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나는 너에게 우호적인 존재임을 각인시킨다. 금방이라도 쓰다듬고 싶지만,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그러면, 고양이도 나를 천천히 바라본다. 너무 가까워졌다 싶으면, 자리를 이동하면서 나를 주시한다. 그리고 또 적당한 거리에서 나를 바라본다. 이것이 그가 허락한 거리인가 보다.
그러다, 조천읍 어느 골목길 귀여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새하얀 고양이 한 마리가 얌전히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인스타에서 본, 고양이 언어 중 ‘이리 와’라는 말인, ‘ma-ah’라고 말해봤다. 내 말에 화답하듯 고양이가 울기 시작하더니, 다가온다. 오드아이를 가진 고양이였다.
안녕, 어디 살아? 친구들은?
왜 이렇게 귀여워? 밥은 먹었어?
알 수 없는 표정이지만, 냐옹냐옹 끊임없이 대답하는 고양이와의 흐뭇한 대화를 마치고 나서야 만족한 나는 발길을 옮기면서도 이내 뒤를 돌아본다. 마지막으로, 그루밍하기 바쁜 고양이에게 차 조심하라는 당부를 전하며 안녕, 인사를 건넨다.
고양이와 더불어 사는 제주도, 고양이 섬에서의 삶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