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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람 Aug 31. 2024

잠 못 이루는 이유

우리 아이의 꿀잠

둘째 아이는 수면 교육이랄 것도 없이 잘 자는 아이였다. 50일 즈음부터 통잠을 잤고, 분리수면을 시작한 후에는 눕혀두면 알아서 자곤 했다. 첫째 아이의 경험이 있다 보니 다 잘 자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잘 자는 아이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랬던 아이가 어제, 오늘 잠들기 힘들어했다. 막수를 먹고 인사 후에 나오면 누워서 놀다가 알아서 잘 잤었는데, 일어나 서서 놀다 대성통곡을 했다. 들어가서 눕히고 인사를 하고 나와도 똑같았다. 아이는 오늘도 어제와 같이 잠들지 못했다. 막수를 반도 먹지 않고 일어났다.

첫째 아이와 취침인사를 하려 나오자 아이는 온갖 서러움을 뿜어냈다. 다시 들어가 눕히고 인사를 하고 나왔지만 마찬가지였다. 아이에게 잠시 시간을 주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눕지도 않고, 계속 서 있는 게.. 혹시 응가를 한 건가..?'


도무지 그칠 것 같지 않은 울음소리에 물을 적신 건티슈를 챙겨 들어갔다. 눈물, 콧물 범벅인 아이를 보자 짠해졌다. 급히 상태를 확인하자, 역시 응가였다.

빠르게 응가를 치우고 거의 그대로인 분유를 먹였다. 그제야 아이는 열심히 빨아먹었다. 응가를 시원하게 하고, 우느라 진을 뺀 아이는 막수를 먹는 도중에 잠으로 빠져들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통통한 볼에 몇 번이고 입을 맞추고 머리를 쓸어도 잘 자는 아이가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들어와 확인한 내가 새삼 뿌듯해졌다. 그냥 '울다 잠들겠지.' 하는 마음으로 뒀다면, 아이는 엄마를 기다리며 긴 시간 울었을 것이다. 엉덩이 발진도 심해졌을 것이다. 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 또한 놓쳤을 것이다.

아이가 평소 같지 않다면 분명 이유가 있다. 그냥 넘기지 말고, '아이를 한 번 더 마음에 담는다.'는 생각으로 확인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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