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최근에 자주 하는 생각이다. 자연스레 글을 쓰면서 흔히 쓰는 문장이 되었다.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좋은 점이 이것이다.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이런저런 생각을 해도 지나고 나면 곧잘 잊어버렸고,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그냥저냥 넘어갔다.
매일 써둔 글을 보니, 알 수 있었다. 몸은 말할 나위도 없고, 내 마음이 지금 SOS 신호를 보내고 있다.
남편이 말하기를, "오늘 아들내미 이상한데?"
남편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은 평소와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아침에 남편은 첫째, 나는 둘째를 챙겨 거실로 나온다. 둘째를 내려두고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왠지 모르게 거친 분위기가 느껴졌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나에게 첫째가 울며 돌진했다. 아이를 안고 상황을 파악했다. 첫째는 둘째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으로 바꿔달라고 한 모양이었다. 남편은 상황을 정리하는 나의 오늘을 걱정했다.
오늘도 아이 둘은 투닥투닥 울고 웃는 연속이었다. 밀치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며, 분에 못 이겨 뒤로 나자빠지기도 했다.
역시나 낮잠을 못 잔 데다가 첫째에게 밀린 둘째는 엄마를 더욱 거세게 안았다. 나의 팔과 허리, 무릎은 닳아 없어지는듯한 느낌이 든다. 걷는 것이 불편하다.
둘째를 재우고, 첫째를 재우는 중에 둘째의 대성통곡을 들었다. 첫째와의 수면의식을 마무리하고 다시금 둘째에게로 향했다. 자면서도 엄마를 놓지 못하는 둘째다. 예쁘면서도 힘들고, 버겁지만 사랑스럽다.
오늘도 역시나 육퇴 후 주방에 들어가기 싫어진다. 할 것이 많은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한숨이 내려앉고, 가슴이 답답하다. 문득 이런 나의 상태가 조금 걱정스럽게 느껴진다. 이제야 내 마음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한 방울의 물이 돌을 뚫듯 나도 모르는 새, 아니 알면서도 뒤로 미뤄둔 새에 마음에 작은 구멍이 나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모른 채 하지 않고, 손으로 어루만지며, 따스히 바라봐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