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먹으라고~ 고기~!
내 마음처럼 먹어주면 좋겠다
저녁시간, 배고픔과 잠투정이 심하던 둘째는 먼저 식사를 시작했다. 고기를 정신없이 입에 쑤셔 넣다가 별안간 조용해졌다.
낮잠을 못 잤기 때문일까, 밥을 앞에 두고 잠에 빠져들었다. 그 모습이 짠하면서도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곤히 잔 지 5분? 10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쯤 첫째가 놀고 있는 놀이매트에서 큰 소리가 났다. 화들짝 놀란 둘째는 기겁하듯 울기 시작했고 겨우 진정되고 나니 오이부터 집어먹는다.
그제야 첫째는 '이제 주방 가꺼야~' 식사 시작이다. 밥과 반찬을 비벼달라 하더니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며 장난을 친다. 채근했더니, 이제는 밥만 골라 물에 말아달란다. 그렇게 밥만 먹었다. 밥을 다 먹고 나서 또 밥만 먹었다. 고기와 반찬들을 잘 먹어주었으면 좋겠는데, 내 마음 같지 않다.
밥을 다 먹고, 고기가 그대로인데 견과류를 달라고 한다.
'제발 고기를 먹으라고, 고기~!!'
마음속에서 나가지 못한 말이 메아리처럼 울리고 있다.
견과류. 참 좋은 식품이다.
하지만 엄마가 되니 내 아이가 견과류보다는 고기와 야채를 고루 잘 먹었으면 좋겠다.
보상처럼 주면 안 된다지만, 고기를 먹이고 싶은 마음에 고기를 먹고 견과류를 주기로 했다.
고기 한두 개를 먹고 견과류를 내놓으란다.
'하.. 더 먹어줄 순 없겠니..?'
고기를 먹이고픈 욕심으로 감정은 요동쳤고, 결국 귀가한 남편에게 바통을 넘겼다. 남편에게 견과류를 받아먹는 첫째는 행복해 보였다.
그래.. 네가 좋으면 된 거지.
그래.. 네가 행복하면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