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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Bori Apr 01. 2022

타임로그가 불러온 변화

일하는 나를 메타인지하는 방법



“시간을 잘 쓰려면 우선 내가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해요. 그래서 저는 타임로그를 작성하며 제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지금도 꾸준히 관찰합니다.”


시간관리에 관련한 영상을 보다가 타임로그를 써보기로 했다. 최근 들어 부쩍 alt와 tap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갈팡질팡하며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았다. 몇 시에 시작한 일을 몇 시까지 했는지 적으려면 한 가지 업무를 끝낼 때까지 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업무별로 시작 시각과 마친 시각을 적으며 한 순간에 하나의 업무씩에만 집중했다. 


타임로그를 쓴 지 하루 만에 발견한 사실은 메신저 알람이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소라는 것. 급하게 요청받은 것도 아닌데 알람이 오면 그 일부터 빨리 해결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을 느꼈다. 하던 일을 멈추고 그 일을 해결하고 다시 돌아와 원래 하던 일을 다시 하려니 흐름이 끊기곤 했다. 즉각적인 답변이 필요한 내용이 아니면 알람 확인은 하던 업무가 끝난 뒤 한 번에 확인했다. 15분에서 30분 단위로 업무가 진행되니 최소 한 시간에 두 번 정도 메신저를 확인한다 해도 큰일이 나지 않았다. 


해야 할 업무 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서 하나씩 업무를 수행했다. 하루의 타임로그를 보니 어느 업무에 얼마나 시간을 들이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뭘 했다고 하루가 벌써 지나갔나’ 싶은 아쉬움 대신 ‘오늘도 많은 일을 했네, 고생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며 하루하루에 충실할 수 있었다. 


어느 날 몇 주간 꾸준히 남긴 타임로그를 보며 중요한 사실을 한 가지 발견했다. 시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고민과 생각이 필요한 업무들을 계속 미루고 있더라는 것이었다. 매일 아침 급한 일부터 먼저 끝내고 난 뒤 집중해서 중요한 일을 하겠다며 이것저것을 하다 보면 그 일은 다시 내일 할 일이 되곤 했다. 비슷한 고민을 하던 동료에게 TED 강연을 추천받았고 ‘덩어리 시간을 확보하라’는 메시지에 공감하게 되었다. ‘시간이 나면 해야지’하며 미루지 말고 가장 집중이 잘되는 시간에 덩어리 시간을 확보해놓고 꼭 해야 하는 일과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는 것이었다.


집중력이 가장 좋은 10시부터 점심 먹기 전까지 2시간 동안은 급한 일도 일단 제쳐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서너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다고 예상하며 머리를 무겁게 만들던 일들은 막상 해보면 한두 시간 안에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작하기만 하면 생각보다 금방 마무리되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중요한 일들을 먼저 끝내고 일하는 하루는 시작부터 성취감에 기분도 좋았다. ‘오늘은 이 일을 해결한 것만으로도 뿌듯하네.’  일의 순서가 바뀌었을 뿐인데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다. 머리를 무겁게 짓누르던 일을 가장 먼저 해결하니 기분도 좋아지고 퍼포먼스도 좋아졌다. 많은 일을 하고도 매번 찝찝했던 날들과 달리 자신감도 자존감도 올라갔다. 그렇게 타임로그는 좋은 예시가 되어 일상에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타임로그를 쓰면서 시간 관리를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내 일상에 접목시키며 변화를 만들어 냈다. 그렇게 나도 시간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달콤한 성공의 경험을 맛보게 되었다. 작은 성공의 경험은 ‘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이어지고 하나 둘 나의 잘못된 습관과 사고를 바꾸게 만들어 주었다. 




30분 단위로 적고 있는 타임로그

나의 업무는 종류가 다양하고 30분 단위로 끊어가기에 적합해서 30분 단위로 기재하고 금요일이 되면 주요 업무 카테고리 별로 정리한다. 색으로 구분해서 표시하면 이번 일주일 동안 내가 어떤 종류의 업무에 시간을 많이 썼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내가 쓰고 있는 시간이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고, 중요도에 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는 업무가 보인다면 이걸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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