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캄머굿 지역은 아름다웠다. 온통 깔끔하고 신선한 초록으로 출렁출렁 너울거렸고, 한없이 맑았고, 하늘과 길이 뻥 뚫려 시원했다. 자연이 그들의 호흡을 맘껏 품어내며 이방인을 편안하게 맞아준다.
생각도 멈추고 의지도 정지되고 자연의 향연으로빠져든다. 푸르른파노라마에하늘과 호수와 산과 나무들이 잠겨 있었다. 나도 깊이 잠겼었다.
현실 너머의 경치에 나도 비현실적인 꿈을 꾼다. 여기 어디쯤 작은 정원이 있는 아담한 집에서 몇 년 살아보고 싶다는 기원을 해보자. 물가도 비싸고 단조로워서 우울해질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때 문제라고... 아파트는 이별하고 단독 주택에서... 프랑스어 지역이면 좋을 텐데, 독일어 사용 지역이 더 아름다운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영어 사용에 큰 불편은 없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프라이드는 독일인이나 프랑스인들과 좀 다르게 하늘을 찌른다. 좀 우아하게 자만스러운,,,
잘츠캄머굿의 파란색에는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파랑이 담겨 있었다. 청정함, 명징함, 고요함, 시원함, 깨끗함,,, 내가 제일 좋아하는 터키 블루 색상은 터키가 아니라 오스트리아에 널려 있었다. 터키는 언제 가보려나,,,
다음 날 샤프베르그(schafberg) 산 정상에도 오르고 볼프강제(Wolfgangsee) 호수 투어를 위해 산악 트램 탑승이 포함된 티켓을 구매하고 유람선을 탔다. 유람선은 장크트 볼프강(St. Wolfgang)과 장크트 길겐(St. Gilgen), 슈트로블(Strobl)을 왕래하며, 쟝크트볼프강에서 내리면 샤프베르그의 산악열차(schafberg Bahn)를 탈 수 있다.
산 정상은 1783 미터라고 하는데 열차는 더 올라가서 드넓고 광활하게 탁 트인 세상에 내려준다. 산 정상에는 하늘에 떠 있는 카페가 두 곳인가 있었고 전망이 더 멋있는 카페에서 한참 기다려 야외 햇살 가득한 곳에서 시원한 맥주와 간식으로갈증과 약간의 허기를 달콤하게 채웠다.
조금 걸어 올라가니 중턱에서 누군가 패러글라이딩을 준비하고 있었다. 비상하려고 준비하는 그를 보며 멀리 나도 함께 날아오르고 싶었다. 그는 잘 날아갔다. 아직 패러글라이딩은 용기가 없지만 남편은 해보고 싶어 한다. 언젠가 하고 싶을지...
멀리 보이는 산과 호수들이 몇 개쯤 있는데 넋이 나간 듯 계속 보고 또 보게 된다. 풍경은 단순한데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냥 눈이 박혀버린다. 그곳에,
내려가기 싫어진다. 다시 유람선 타고호수와 다른 마을들도 구경해야 하는데...
유람선은 호수를 유랑하며 보석 같이 빛나는 호수의 물결과 둘레에 병풍처럼 펼쳐있는 살아있는 그림들을 오레오래 보여주었다. 아쉬움 없이... 날은 맑고 화창하고 태양은 뜨거웠지만 습기도 없고 바람이 불어 시원했다. 시간도 기억도 호수에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