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요즘 그가몹시불편하다. 최근 몇 가지 큰 일들을 짧은 시간 동안 진행하고 처리하면서 평소 잘 인식하지 못했던 모습들을한 번에 많이 보게 되었다. 그에 대한 실망감과 그 불화의 상황에서 사람들을화해시키느라 지쳐서그와 지내는 시간이힘들고 그 상황이 짜증스럽다.
자신의 이익 앞에서는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그 특별한 상황에 대해서나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데도불합리성을 조목조목따져서 함께 참여한 사람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한다. 모두 심하다 싶은데, 그는아무 기색의 변화나 미동 없이 자기의 주장을 고수하며 잘 버티어낸다. 다른 사람들은힘들어하는데 본인은 아무렇지 않다. 강철 심장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하다.
그런 상황이 몇 번 반복되고 여자는 깨달았다. 원래 그런성격인데, 바뀌었을 거라고, 자신이 원하는기대 속에서 그를 보고 있었다는 걸. 그 남자는 늘 그랬었고, 여자는 자주 보아서 익숙해 있었다.그의아버지는 지금도자기 부인에게 매일 뭔가 따지고 명령하는데,그의 아버지와 똑같이 행동하는 걸 보면서, 어른은 변하지 않는다는걸.그녀는 자신과 살아온 시간이 더 길어서 자기가 생각하고 기대하는 남자가 됐을 거라고 편한 착각 속에살고 있었다.
진실은 항상 어렵다.물이 차면 넘치듯, 감정도 생각도 차오르면 넘쳐나오나 보다. 넘쳐흘러 나와서 여자 마음도 좀 편해졌지만그 흘러나온 것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몰라 몹시 부대끼며 견디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