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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phim Apr 27. 2020

'관계의 허상'

우리는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그녀는 요즘  몹시 불편하다. 최근 몇 가지 큰 일들을 짧은 시간 동안 진행하고 처리하면서 평소 잘 인식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한 번에 많이 보게 되었다. 그에 대한 실망감과 그 불화의 상황에서 사람들을 화해시키느라 지쳐서 그와 지내는 시간 힘들고 그 상황이 짜증스럽다.


자신의 이익 앞에서는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그 특별한 상황에 대해서나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데도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따져서 함께 참여한 사람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다. 모두 심하다 싶은데,  아무 기색의 변화나 미동 없이 자기의 주장을 고수하며 잘 버티어낸다. 다른 사람들은 힘들어하는데 본인은 아무렇지 않다. 철 심장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궁금다.


그런 상황이 몇 번 반복되고 여자는 깨달았다. 원래 그런 성격인데, 바뀌었을 거라고, 자신이 원하는 기대 속에서 그를 보고 있었다는 걸. 그 남자는 그랬었고, 여자는 자주 보아서 익숙해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지금도 자기 부인에게 매일 뭔가 따지고 명령하는, 그의 아버지와 똑같이 행동하는 걸 보면서, 어른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그녀는 자신과 살아온 시간이 더 길어서 자기가 생각하고 기대하는 남자가 됐을 거라고 편한 착각 속에 있었다.


진실은 항상 어렵다. 물이 차면 넘치듯, 감정도 생각도 차오르면 넘쳐나오나 보다. 넘쳐흘러 나와서 여자 마음도  편해졌지만 그 흘러나온 것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몰라 몹시 부대끼며 견디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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