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나의 독서 생활

『변신』부터 『섬』까지

by 세레인


오늘 새벽, 첫 공기 중에 찬 바람을 느꼈다. 창문으로 살랑이며 들어오는 가을을 나의 손에 쥐자 슬며시 웃음이 배어 나왔다.


여름이란 어쩔 수 없는 자연의 흐름이다.

가을에 떠밀려 마지막 발버둥을 쳐보지만 계절은 순환하기에 여름이 생기를 잃어가는 찰나는 여기저기서 보인다.




더운 여름이지만 나의 책 읽기는 계속되고 있다. 책을 놓지 않고 읽기 시작한 지는 꽤 여러 해지만 읽은 책으로 나의 인생이 바뀌고 있는 건 근래부터다.


어느샌가 책을 읽으면서 질문이 쌓이고 한 권을 읽어도 나의 삶에 대입해 보는 시간이 늘어갔다. 단순한 재미와 호기심, 지적 충만으로도 읽을 이유는 충분하지만 나는 책을 통해 성장하기를 바란다. 아마도 그동안 읽은 책으로 내가 바뀌게 된 건 아닐까.


보통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도서관에 있는지 검색부터 한다. 있으면 대여를 해서 읽어 보고, 좋으면 구매를 한다. 도서관에 없으면 온라인 서점에서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다가 한 번에 구매를 하는 편이다. 또는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지면 중고서점을 이용하기도 한다.


온라인 서점에도 책이 100여 권 쌓여 있고, 휴대폰에도 읽을 책이 한가득이다. 책도 타이밍이 있는 건지 읽고 싶었다가도 뒤로 밀려 저장 공간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집에도 아직 읽고 있는 책이 여러 권 있다. 『코스모스』를 주마다 2~3번 틈나는 대로 읽고 있고 배당주와 환테크에 관한 책도 재독 중이다. 『자기 신뢰』도 틈틈이 읽고 있다.


경제적 독립도 꼭 필요하기에 재테크를 위한 실용서를 빼놓지 않고 읽는다. 내가 원하는 경제적 자유란 하기 싫은 일을 거절할 수 있는 자유, 시간을 나의 의지로 배치하는 자유, 눈치 보지 않고 지인들에게 밥을 사는 자유다. 늦은 시작인만큼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


돈만 있다면 안락한 노후일까? 그렇지 않다. 인격적 완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겸손함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알고, 내 인생에 대한 책임을 가질 수 있는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인문학과 철학서를 틈틈이 읽는 이유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따로 강의를 들은 적은 아직 없다. 꾸준히 글쓰기 관련 책을 읽었는데 요즘은 문학을 읽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 의식적으로 책을 고르기도 한다.


예전에는 한 권을 다 읽어야 다른 책을 읽었던 내가 이제는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다. 병렬 독서법이 좋다고 해서 바뀐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읽고 싶은 책이 많아지니 생긴 습관일 뿐이다. 동시에 2~3권, 때로는 5~6권의 책을 읽는데 가끔 연결점을 찾을 때면 짜릿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요즘 문학책을 읽고 싶어 서점에 가야지 하면서도 잘 안 됐다. 그래서 더 도서관에 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문학책들 사이를 어슬렁거리다가 카프카의 『변신』과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골랐다. 예전에 딸이 "엄마는 내가 큰 바퀴벌레로 변하면 어떻게 할 거야?"라는 질문을 했을 때 딸이 『변신』을 읽고 있구나 싶었다.


그때 알았다. 나는 내용만 알고 읽지 않았다는 걸... 그런 책이 무수히 많다. 문학이 고팠던 요즘, 딸과의 대화가 나를 문학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한강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는다. 집에 『소년이 온다』도 있는데 왜 애써 눈길을 돌렸는지 모르겠다. 노벨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을 번역서로 읽지 않고 원본 그대로 읽어 볼 행운이 언제 또 올지 모르기에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던 작가님이다.


평소 좋아하던 블로거 풍백님의 책 『딱 1년만 계획적으로 살아보기』도 눈에 띄었다.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망하고 응원하기에 제목만 보고도 가져왔다.


또한 장 그르니에의 『섬』도 빌렸다. 카뮈의 스승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번 뒤로 밀리던 책들을 여름의 끝자락, 모두 데려왔다.



가을의 문턱, 다시 시작되는 독서 생활


또 읽을 책이 풍성해졌다. 더위는 막바지고, 책을 읽기 더없이 좋은 가을이 오고 있다.

50이 넘어 제대로 된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다. 책 한 줄에서 만나는 인연과 책을 읽는 행위 속에 담긴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사랑한다.

8월의 끝자락, 9월이 온다. 기세 좋게 책을 펼쳐 읽어 보려 한다. 슬기로운 나의 독서 생활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