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꽤나 외향적인 성격으로, 낯선사람에게도 말을 잘 건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서 안달난 수준이라, 그렇다면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데 최적의 성격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외국에 살아보니 그렇지가 않다. 언어가 막히니까 기세가 수그러든다 해야되나. 대학교 3학년 때인가 4개월 정도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때도 일단 내뱉고 보기를 했었다. 그때는 기초가 없으니 일단 외국인과 말해보는 경험, 일단 몰라도 내뱉고 보는 경험이 중요했는데 수준이 올라갈수록, 내뱉는 자신감 보다는 좀 더 인풋을 넣어서 다양한 아웃풋을 내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느낀다.
어떤 사람들은 정말 한국인이랑 하나도 안어울리고, 매일 영어로 된 콘텐츠만 즐기고, 핸드폰 설정도 영어로 바꿔놓는다고 하는데 나는 친구들도 반 이상이 한국인이고, 아침저녁은 한국 콘텐츠로 점철 되있고, 핸드폰 설정은 한번 영어로 바꿨다가 급한일 생겼을 때 필요한 거 못찾아서 빡쳐서 다시 바꿨다.
이런 스스로에게 실망해서 니가 이렇게 산다면 십년을 살던 백년을 살던 영어가 늘겠냐.. 싶어서 절망했는데 요즘 내가 느끼는 것은 이것 또한 나만의 속도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계속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나만의 규칙을 만들어 나가는 중인데, 외국인 친구와 한국인 친구의 비율이 4:6을 넘어가지 않게 한다. 그리고 모든 한국어 콘텐츠를 즐기기 전에 무조건 5분이상 영어 콘텐츠를 보고 한국어 콘텐츠로 넘어간다. 팟캐스트만 해도 한국어 팟캐스트를 들을거면 꼭 영어 팟캐를 5분 듣고 넘어가는 식이다. 그리고 설정은.. 다시 한번 도전해봐야지.
그러니까 남들이 어떻게 한다더라 하는 대단한 것들을 똑같이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나만의 방식으로 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각자 다들에 맞는 방식이 있겠지. 나도 겅중겅중 뛰어서 달려서 멀리 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거다. 영어나 언어를 마스터하는 방식도 그렇겟지.
분명한건 남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하면 체한다는 것이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 근데 나는 워낙 잘 체한다 체질상. 그래서 한번 먹어 보고 일단 좀 뱉어보다가 그리고 다시 조금씩 줏어먹거나 나한테 맞춰서 변형해서 먹거나.. 나는 요리할 때도 레세피 그대로 하는 걸 지독히도 싫어하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의 인생이나 성공방식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 이렇게 하면 3개월 안에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독기가 있어야 된다.. 걍 독사 물고 뒈지세요 걍 내가 독기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런말이 너무 싫다. 뭘 맨날 독기를 물으래.
그냥 나는 독기가 없어서 맨날 뒤쳐저서 그냥 그런말이 듣기가 싫다 그렇다고 성공하고 싶지 않은게 아닌데 잘 살고 싶지 않은게 아닌데. 때로는 내가 결국엔 이 의미없는 레이스장에서 나가야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철창밖에서 가끔은 그 철챵을 붙들고 또 그 레이스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나만의 레이스장을 만들어서 혼자 열심히 뛰고는 있다만 가끔씩 대부분의 사람이 있는 레이스장을 바라보거나 그 위치와 내 위치를 겹쳐서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비교하거나 하는 스스로 인생을 지옥으로 만드는 일을 나는 여전히도 한다. 언제까지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만 적어도 지금 은 거기가 지옥이고 의미도 없고 내가 가끔 하고 있다는 것 자체도 인지하고 있으니.. 점점 나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