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고 싶은 밤

by 마늘

뭐라도 쓰고 싶은 밤이라 펜을 들고 나면 딱히 별 생각도 안들고 한두 글자 내 뱉고 나면 내 머리속에 가득차 있는게 별 멋없는 것들 뿐이라는게 허무하다.


내 입에서, 내 머리속에서 내가 만들어 내는 글이 이왕이면 예뻤으면 좋겠고, 멋있었으면 좋겠고, 읽을만한 가치가 있었으면 좋겠고.. 적어도 내 눈에라도 멋있었으면 좋겠는데.



한때는 남들의 판단을 갈구 했다. 남의 눈에 멋있었으면 했고 예뻤으면 했다. 그럴필요가 없이 내 눈에만 괜찮아보이면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땐, 내 기준이 정말 나만의 기준인지가 헷갈렸다. 세상이 날 버무려 놨으니 온전히 나만의 것이랄건 없다. 어느정도 투영되어 오고 반영되어 온것 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젠 남들이 뭐라고 할 때 그러시던가 할 수 있을거 같다. 내 허접한 글들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싫어서 이래 놓고 뭔 글을 쓰고 싶다고, 무슨 말을 듣고 싶어서 듣고싶은 게 욕밖에 없는 게지 니가. 라면서 자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내가 쏟아낸 문장들을 대문 밖에 걸어 놓고 싶어서.


그냥 이 육십억지구에서 누구 하나쯤은 그래도 공감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너무 외로워서.


아마 너무 외로워서 일것이다.


결국엔 누구 한명은 공감 해주길 원해서.


그냥 그런 사람 하나라도 찾고 싶어서.


저도 그랬어요- 라는 말을 들으면 다행이다, 나만 이런게 아니라서. 라는 생각을 하고 싶어서.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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