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어질지니

by 마늘

친구가 캐나다로 놀러왔다.


친구는 영국에서 워홀중인데 내년 여름에 같이 유럽여행을 하기로 해서 이번에 캐나다로 나 보러 온다고 했을 때 좀 의아했다. 그러다가 번쩍 아 한국들어가려고 하는구나- 하고 느낌이 왔다. 여긴 여행할만한게 있지 않은 곳이였고, 친구가 와보고 싶어했던 곳도 아니고, 콕 찝어서 나 보러 올거라고 했으니까.


일년 반 만에 만난 친구는 할말이 많은 듯 했다. 예상했던 것 처럼 예정보다 빨리 한국에 들어갈 것 같다고 했다. 여지를 열어 놓은 문장 이었지만 마음을 먹은 듯 했다. 오랫동안 해외살이를 생각했던 친구는 이제서야 한국에 정착 할 수 있을거 같다고 했다. 인생의 큰 무언가를 정리한 듯한 모습이었다.




끼리끼리 어울리게 되는 건지, 어울리다 보니 끼리끼리만 남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가까운 친구들은 대게 해외에 살고 싶어했다. 해외문화를 좋아했고 여행을 좋아했다. 다양한 이유로 한국의 어떤 점을 싫어하거나 불편해 했고, 다양한 이유로 외국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거나 적어도 경험하고 싶어 했다. 나는 태어난 곳은 내가 정할 수 없으니 죽을 곳은 내가 정하자는 주의였다. 태어났으면 최대한 다양한것을 보고 즐겨야하는 것이 인간의 의무라고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한국에서 살 때 그게 잘 안됐던거 같다. 생각은 그렇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사회에서 말하는 정상성을 따라야 할 거 같은, 대다수가 가는 길을 잘 따라가야 할것 같은 압박감이 있었다. 그때문인지 대학 생활 때는 워홀은 언감생심 꿈도 안꿨고 어학연수를 짧게 부랴부랴 갔다와서 졸업을 하고는 바로 취업을 했다. 그렇게 정상성을 쫒아 3년의 사회생활을 한 끝에 결국엔 나와서 세계일주를 해 버리고는 그냥 내 맘대로 살아야겠다 에라이가 있긴 했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내가 생각하는 어떤 정상적인 삶의 범주에 계속 들려고 계속 노력했던거 같다.


그러다가 결국엔 내가 하고싶었던건 다양한 것을 보고싶었던 것, 다양하게 살아보는 삶이었던 것을 다시 깨닫고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해외에 나갈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20대에 워홀을 가지 않은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 시점에 갑자기 영국과 캐나다가 워킹홀리데이 지원자 연령 커트라인을 30살에서 35살로 늘렸다는 기사가 나왔다. 내가 34살인 시점이었다.




앞에서 말했던 것 처럼 많은 나의 친구들 역시 워홀을 갔다온 친구들도 있고 가려고 했지만 타이밍이 적절치 못해서 가지 못한 친구들도 있고, 나왔다가 금방 들어간 친구들도 있고, 영주권까지 생각해서 이것저것 했지만 안되서 돌아온 친구들도 있다. 상황과 경우가 너무 여러가지이다. 그렇지만 보면 결국엔 다른 방법으로 해외 살 방법을 찾거나, 일단 한국에서 살면서 다른 방법을 모색하다보니 잘 풀리거나 혹은 생각보다 한국이 좋아지거나, 혹은 그러다가도 갑자기 쌩뚱맞은 이유로 해외에 살게 된다거나..정말 너무 어려 경우와 가지 수를 봤다.


그렇지만 내가 느끼는 한가지는, 원하는 게 분명하면 내가 원하는 시기와 때는 아니여도 분명히 이루어진다는 것과 아니라면 정말 그거는 내 인생에서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다른 형태로 나타니 때문 이라고 믿는다.


본인이 지금 살아낼 수 없는 삶이라고 생각이 되더라도, 꿈을 꾸고 살아가다 보면 하나씩 가까이 가 있지 않나.. 싶다. 나 역시도 지금 삶에서 또 어떻게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계속 내가 원하는 삶을 지금 살고 있고 더 분명하고 세밀하게 좋은 쪽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믿는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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