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곧
오랜만에 택시를 타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가는 길이었다. 택시를 탈 때 주로 타다나 아이엠 같은 앱으로 호출하는 편이었지만 이 날따라 거리서 금방 택시가 잡혀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기사님은 머리가 하얀 7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분이시다. 자기는 분당차라서 분당으로 가야 하는데 손님이 바빠 보여 신촌으로 가는 거라며 차 안에서 계속 말씀을 하셨다.
"여기가 예전에는 다 고양시 었어.. 서울이 무척 작았지.. 다 벌판이었고 아파트는 영동아파트 하나밖에 없었어"
"아... 네. 그랬군요"
"삼일빌딩 알아요? 종로에 있는 빌딩인데 에전에는 이 빌딩 밖에 없었어. 박정의 대통령 때 만들어진 건데.."
내가 나이가 든 걸까? 예전에는 기사님들의 이런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집중해서 듣게 된 거다.
"요새는 카톡 못하면 이 일도 못해요. 다 카톡이나 앱으로 호출하거든. 누가 길에서 택시를 잡아. 노인들도 배워야 해. 현대 문물을 쓰는 법을, 카톡같은거 말이야"
"그런데 그거 알아요? 요새는 어른의 역할이 없어졌어. 예전에는 애들이 어른들에게 이것저것 다 물었잖아.. 요새는 스마트폰으로 다 찾아봐. 컴퓨터로 찾던지. 노인들의 지혜와 경험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다 옛말이 돼버렸어.. 다 핸드폰으로 검색해"
나는 기사님의 이 말을 듣고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시간은 정말 빨리 가고 언젠가는 나도 노인이 될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나와 놀아 주지도 않을뿐더러 자식들도 자주 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 내가 세 아이를 키워도 내 세 아이는 나를 돌봐주지 못할 수 있다. 물론 돌봄과 부양을 바라고 자식을 키우는 것도 아니고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내 세대에 끝났다는 것도 잘 안다.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나이가 들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니다. 가끔 만나게 되는 젊은 사람들에게 베풀고 혼자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는 법을 잘 알고 혼자서도 잘 지내는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다. 나이가 들면 계속 심심한 상태일 텐데 그때마다 다른 사람을 찾을 수는 없다. 용모도 단정하게 가꾸고 혼자서 늘길 수 있는 취미 같은 것도 만들어 놔야겠다. 책도 나이가 들 수록 눈도 안보이고 집중해서 읽기 힘드니 그나마 괜찮은 지금 많이 읽어야겠다. 오디오북이 있는것도 잘알지만 책은 읽는게 아직은 더 좋다.
아이엠이나 타다와 같은 택시는 기사분들과 말을 할 기회도 없고 미리 앱으로 조용히 가겠다는 체크를 해서 기사님과 대화를 안 하고 조용히 이동해왔었다. 하지만 오래간만에 이런저런 기사님의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들으니 재미있었다. 곧 머지않아 다가올 내가 바라는 나의노년에 대해 적어 보는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