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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 Apr 07. 2023

원어민 홈스테이 기회가 오다.

우연한 기회에 원어민 홈스테이 제의가 들어왔다. 코로나로 인해 원어민 선생님들의 입국이 제한되었다가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면서 학교에서도 원어민 선생님의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호야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  지인이 원어민 홈스테이를 하고 있어서 부럽기도 했고 나에게도 기회가 생기면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정보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나에게 오니  처음엔 이건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신랑은 그래 이참에 영어 공부 좀 해보지..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중요한 건 우리 가족은... "영알못"이라는 거다. 도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마침 육아휴직 중이며 호야 군도 1학년이 되었으니 외국인과 한집에 살면서 자연스러운 영어 노출은 금상첨화 아니던가 나는 바로 하겠다고 연락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답을 기다렸다.

다음 날 연락이 왔는데 학교랑 거리가 좀 멀어서 안될 거 같다는 답변이 왔다. 이런.. 그래봤자.. 차로 15분 거리인데... 순간 어떻게 온 기회인데 잡고 싶었다. 그래서 뇌를 전혀 거치지 않고...

"그럼 내가 출퇴근시켜주겠다고.." 무작정 내뱉어 버렸다.  지인은 깜짝 놀라면서 가능하겠어?? 물었고 다시 한번 검토해 보겠다고 기다려보라고 하셨다. 


이때부터 나의 마음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내가 잘한 선택인가..... 굳이 출퇴근까지 시켜가며 홈스테이를  해야 하는 건가..... 이러다 원어민 등교 시간과 호야 군의 스쿨버스 시간이 겹치기라도 한다면... 육아휴직이 호야 군이 아닌 원어민을 위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되어버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게 어떻게 온 기회인데..... 우선 얘기는 해놨으니 기다려보자고 마음을 안정시켰다. 

참고로 신랑은 새벽 6시면 출근하기 때문에..... 수호의 모든 등교는 전적으로 나의 몫이다. 원어민이 오게 된다고 해도 신랑한테 전혀 의지를 할 수 없다. 쩝.. 


이때부터 원어민 홈스테이, 폴라이트사업 등등 폭풍 검색질을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이라는 게 참 무섭다. 우리가 몸이 아플 때 미세한 증상만을 검색했을 뿐인데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 증상은 큰 병으로 결론이 나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가^^:


홈스테이를 신청했을 때는 무장적이었지만 하나 하나 검색을 하다 보니... 모든 건 복불복이었다.

엄청 좋다는 얘기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존재했다. 

아이의 영어 교육을 위해 원어민 홈스테이를 시작했는데 원어민이 영어를 안 쓰고 한국어만 쓰려고 한다고 참 곤란한다는.. 글을 보았다. 그리고 거의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그 글을 읽고 "곤란"이라는 단어가 모든 상황과 글쓴이의 심정까지도 전해졌다.  

 현실인 것이다. 홈스테이 집안에서의 영어 사용은 의무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우린 그냥 하숙집의 개념으로 삼시세끼 밥 챙겨주고 평화로운 한국의 가정 즉 서양과 다른 한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검색을 할수록....... 이게 정말 잘한 건가 싶었다. 득 보다 실이 많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직에 계신 나의 중학교 은사님께 전화를 했다. 선생님께 상황을 설명드리고 조언을 구했다.

너 직장은?? 샘 저 이번에 육아휴직해요. 직장 다니면서 홈스테이는 너무 힘들어서 안되라고 하셨다. 호야 때문에 하려고 하는 거지?? 넵넵.. 근데 난 반대라고 하셨다.

이유는 영어 노출도 중요하지만 아직 호야가 어리다는 것이다. 영어 노출은 어릴수록 좋은 게 아닌가... 차라리 호야가 중학생 이상만 되고 어느 정도 영어가 되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우리 조카도 어릴 때 미국에서 1년 넘게 살다 왔는데 다 잊어버리더라 그리고 실생활 쓰는 영어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상 영어는 입시 위주의 공부로 가기 때문에 분명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득 보다 실이 더 많을거 같다고 하셨다. 

외국인은 우리랑 정서가 많이 달라서 힘들 수 있어. 감당할 수 있겠어...라고 하셨다.  

 분명 좋은 점도 있을 것이다. 아이를 위해 엄마의 희생쯤은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샘과 통화 후 이게 진짜 잘하는 걸까 생각이 들었다. 잘못했다간 육아휴직 기간이 나를 위한 아이를 위한 시간이 아닌 타인을 위한 시간 되어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론은 미리 연락을 드렸다. 오케이가 되면 그땐 내 마음이 또 요동칠게  뻔하니 먼저 거절을 하자. 지인분께 전화를 했다. 아무래도 안될 거 같다고 얘기하니 지인분도 쉽지 않지?? 나도 애들 위해서 집도 학교에서도 가깝고 해볼까 했다가 도저히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너한테 연락해 본거였어~ㅋ ㅋ이해해 주셨다. 

아................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올까?? 내가 기회를 놓쳐버린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분과 통화 후 신랑에게 카톡을 보냈다. 내가 그냥 영어공부 할게... 책 사줘....ㅠㅜ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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