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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 Mar 10. 2023

영어 노출할까? 그냥 독서하자.

한 번씩 오는 영어 교육에 대한 나의 불안감은 이번에도 역시 영어 그분이 찾아오셨다.  

호야 군의 영어 교육은 한 번씩 분위기 봐서 자연스럽게 노출하였으나 항상 실패로 돌아갔다. 실패의 원인은 영상 노출에 대한 엄마의 조바심 때문이었다. 영어 노출은 매일 꾸준히 1~2시간 정도 노출을 해주는 게 핵심인데 왜 난 숫자 "2"가 신경이 쓰일까 적으면 적고 많으면 많은 숫자인데 그 2시간을 참지 못하고 실패로 돌아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정작 본인은 드라마를 종일 정주행하면서 호야 군에게는 인색하다...^^;)


나의 변명은 한글이 중하지 영어가 중한가이다. 영어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국어 즉 어휘가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아직 한글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상황에 영어 노출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이 든다고 위안을  삼는 중이다.  


그래도 다들 어릴 때부터 영어를 노출해줘야 한다는 말이 정설이니 혹시 내가 뒤쳐지는 게 아닐까 조바심에  유튜브로 관련 영상을 보다가를  배성기 작가님의『하루 1시간 현서네 유튜브 영어 학습법』책을 읽게 되었다. 유튜브 학습이 맞는 건지, 이 책의 학습법이 호야 군과 맞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또한 내가 신뢰하는(?) 분당강샘도 초등 저학년일 때 1~2시간 영어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고 했으니 다시 한번 영어 노출을 해보자.


이번에도 도전!!

영어 노출과 관련된 영어책, 영어만화, 학습지 등등 뭔가 새로운 것을 하게 될 때 그에 맞는 새로운  장비(?)들을 구입해서 의지를 불태우지 않던가.. 무슨 자신감인지 이번엔 난 영어책을 꽂혔다.

  "그래 이번엔 내가 영어 책을 읽어줘 보자. 영상 노출도 아니고 영어로 책 읽기 얼마나 좋은가.." 생각하며 좋다는 영어 책을 검색하고 찾아보고 있는데 과연 이렇게 전집을 산들 아이가 읽을까 아님 영어도 잘 못하는 내가 읽어줄 자신이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거 아니구나.. 진짜 아이의 교육은 엄마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게 맞는 말이다. 몸소 느끼고 있으니.. (엄마가 영어를 못해서 미안하다. 아들아~^^:)


차선책으로 아침시간을 활용해 영상노출을 가볍게 시작하여 영어에 대한 거부감만 좀 잡아 줘야겠다. 그리고 일주일을 진행했으나 결론은 그냥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이유는 영어노출이라는 명분으로 아침부터 영상을 노출하는 게 호야 군에서 독서의 패턴이 끊겨버리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 아님 나의 기분 탓인가...

(아침시간으로 영어노출을 선택한 이유는 장기간 꾸준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하다보니 저녁은 유동적 스케쥴이 많지만 아침 시간은 고정적이기 때문이다.)

 

첫날 호야군의 영어 영상 선택은 도서관에서 이미 여러번 빌려 읽은 백희나 작가님의 『달샤벳』, 『장수탕선녀님』이다. 다보고 난 호야군은 " 엄마 이 책 사주시면 안되요?"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 놓을게요.

 호야 군이 사달라는 책은  대부분 그냥 사주는 편이다. 단 학습만화, 괴짜생물도감 등은 칭찬스티커 30장 모으면 구입해 준다. 처음엔 학습만화도 그냥 사주고 사는 김에 동화책도 한 권 골라 구입했으나 동화책을 너무 대충 고르기도 했고 2권씩 지출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이튿날은 호야 군은  볼만은 한데 재미는 없다며 그냥 아이쿠 영어 편을 보면 안 되겠냐고 해서 안된다고 했다. 아이쿠는 호야 군이 좋아하는 캐릭터이고 영어영상 중 그나마 제일 잘 보는 편이지만 영어 자체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도움이 안 될 거라 판단하였고 수호가 좋아하는 동물로 좀 쉬운 영어 영상으로 고르다 보니 재미가 없었던거 같다.


그러나 기분 탓이지 모르겠으나 아침부터 영상 노출은  호야 군이 유치원을 다녀와서도 예전처럼 책을 보지 않고 자꾸 영상을 보여달라고 하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과연 영어 노출이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일까 내 머릿속에 물음표 100개가 생겼다.


그래서 다시 급고민을 하였다. 영어노출 이거 계속해야 하는 건가.....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영어노출과 관련된 영상들을 보다 보니 초등 5학년때 늦게 영어를 시작한 아이가 있었는데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쑥쑥 잘 따라오더니 평균이상의 실력을 발휘했다는 한 영어선생님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그 아이는 평소 책벌레였다는 것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니 영어를 배우면서 영어책을 자연스럽게 읽고 실력이 늘었다는 것이다.   


나의 마음을 딱 알아주는 영상이었다. 그래 이거야... 그냥 접자. 2마리 토기를 잡기엔 엄마의 욕심이 과했다.

우선 독서!! 저학년 때 독서의 습관을 잡는 게 우선이다. 결론을 내렸다.

그랬더니 진짜 우연이겠지??? 아침에 밥 먹으면서 책을 가져와 읽고... 저녁에 유치원 다녀와서도 책을 보는 아이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거 참 미치겠다. @..@; 그렇게 보려고 해서 그렇게 보이는 건지....

한동안 영어 노출 쪽으로 신경 쓰다 보니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호야 군에게 푸시하기 위해 선택된 책은 『도그맨』이었다. 이 책은 영어 관련 검색하면서 알게 된 책으로 원작이 영어만화책이며 한글로 번역된 책이다. 두께감 있는 책에 거부감을 줄여주기도 하며 재미도 있다. 혹 호야 군 취향저격해서 원서까지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엄마의 본심은 숨긴 채..^^:

도서관에서 빌려와 호야 군에서 이 책 재밌다고 스~윽 내밀었다. 호야 군은 책이 너무 두껍다고 거부했지만 이 책 다 읽으면 선물 주지~(참고로 호야 군은 뭐 사준다고 하면 엄청나게 잘함^^:) 설마 이 책을 하루 만에 다 읽겠어했더니... 씻고 나왔더니 소파에서 부동자세로 계속 집중하고 있는 게 아닌가.. 재미있냐고 물어보니 대답조차 없었다. (이 후 나머지 도그맨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빌려와 섭렵하였다.)


어제 피곤한 호야 군은 잠자리 독서 안 하고 일찍 자면 안돼요? 그냥 눈 감고 듣기만 해.. 하고 읽고 있으니 어느새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책을 보고 있다. 세상 엄마 뿌듯.. 잠자리 독서책은『자꾸자꾸 화가 나요』인데 호야 군 왈, 엄마네 엄마, 엄마는 자꾸자꾸 화를 내요~ 한다. 아놔...ㅠ.,ㅜ


그리고 영어교육은 내가 간단한 생활영어를 호야 군에게 해보자고 결심한 후 기억을 더듬어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엄마는 슈퍼맨이 되어야 하나보다... 아침에 일어난 호야 군에서 굿모닝~ 블랙펏트 잇트~ 했더니 온 몸이 오글거린다..... 난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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