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날씨가 나를 창가 테이블로 잡아당겼다. 인력이 작용했는지 어느샌가 테이블 앞에 있는 칵테일 바 의자에 엉덩이를 찰싹 붙이고 앉았다. 바로 오른쪽 마룻바닥엔 두 그루의 식물이 자라고 있었는데 하나는 이 집에 이사 올 때 선물로 받은 큰 나무고 다른 하나는 내가 홈플러스에 가서 직접 고른 몬스테라 녀석이었다. 오늘 아침 소파에 앉아 책을 읽다가 그 녀석과 눈이 마주쳤는데, 글쎄 말도 없이 새끼를 쳐 놓았다. 해마다 한 줄기씩 새끼를 치는데 영락없이 찢잎인 새끼만을 낳았다. 찢잎이 나올 확률은 새 발의 피라던데 그건 누가 잘못 퍼트린 소문인지, 우리 집 몬스테라 녀석은 매년 찢잎만을 낳아 준다. 할머니, 엄마, 형제들보다 훨씬 연하디 연하면서 고운 연둣빛 빛깔로 또르르 말려 있다가 얼마 있으면 서서히 벌어져 제 모습을 보여주는 찢잎 새 이파리를 볼 때면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다. 찢잎이 많으면 집안에 복이 많이 생긴다던가 하는 말이 있는데 오늘 이런 복을 주려고 니가 태어났다 보다.
짜잔.
몇 시간 전에 브런치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받았다. 보낸 이가 어느 브런치 작가님 성함과 동일해서 깜짝 놀랐다. 그분이 웬일로? 심쿵해하면서 메일을 읽어 내려갔다.
이러한 내용이었다. 찢잎 몬스테라의 기운을 받으며 써 내려간 오늘의 글이 헤드라잇 관리자님의 레이더에 걸렸나 보다. 어리둥절했다. 브런치 작가님 몇몇 분을 통해 헤드라잇의 존재는 알고 있었는데 나에게도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다니!! 조금 감격스러웠다.
빅펄 주식회사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 와중에 제안서를 보내 주신 분의 성함을 공개하는 것은 무례인 것 같아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저장했다. 그러고 나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모자이크에 가려진 그분은 빅펄의 대표였다. 운영자라고 되어 있었는데도 그냥 이메일을 보내 주시는 관리자라고 착각했다.
빅펄 대표 강미나 씨. / 빅펄 제공 / 우측 사진 by 2019
모자이크에 가려진 그 이름은 강미나 씨였다. 서울대학교 출신의 스타트업 대표였고 2017년에 유튜브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빅펄을 세웠다고 한다. 그분이 (대리자가 보냈을 가능성은 100%지만) 나에게 메일을 보내어 왔다. 아무튼 감사하다.
요즘은 컨설팅이 중요한 시대다. 하지만 나에겐 컨설팅 능력이 없다. 그저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시간을 가치 있게 쓰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길 뿐이다.
헤드라잇은 나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고자 한다. 아직 심사에 통과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일 오전에는 심사 신청을 하고 1주일 후에는 결과를 받게 된다.
우리 몬스테라 녀석과 눈이 마주친 덕분에 오늘 밤 좋은 일이 있었다. 농담이지만 그래도 좋다.
인공지능신문/ 현재 헤드라잇의 웹 활성이용자는 10만 명이지만 2026년에는 구독자 10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GPT의 기술 기반,독자 맞춤형 서비스라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