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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정 May 23. 2024

일을 해야 일이 일어난다


일을 해야 일이 일어난다.


무슨 말이냐~!!

뭔가를 해야 뭔가가 일어난다는 당연한 말이다.


이 글을 쓴 계기는 최근에 쓴 글 중 하나가 조회수 폭등을 일으킨 데 있다. 

뭐 이런 계기같은 계기는 이미 많은 분들이 경험하셔서 진부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왜 글을 쓰느냐~!! 이 계기조차도 하나의 일이 되어 생각을 일으키고 행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이렇게 타자를 치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에 쓴 글이라는 것은 엄마랑 통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해외보다는 전라도지~!!>라는 글이었다. 

그렇게 높은 조회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거라고도 다. 그럼 글로 남기고 싶었느냐. 나의 런치 초창기에 쓴 하나에 3만이 넘는 클릭수를 보이는 경험한 이후, 어언 2년 만에 가뭄에 나듯이 메인에 걸린 그래도 나에게는 작은 기쁨과 호들갑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건 나의 브런치 생활에서는 흔치 않은 폭동다. 나는 이 일 때문에 설렜고,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더 많은 글이 쓰고 싶어졌다.



지금으로부터 4시간 전~^^




글쓰기를 공개적으로 한다는 건 결국 자기의 글쓰기를 실험하는 것이 된다. 

내가 쓴 글이 호응을 받는가, 내가 작가로서의 기질이 있는가, 아니면 소재가 진부한가, 더 발전시켜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글 유형에 더 매력을 느끼는가, 나의 한계는 무엇이며 잠재력은 무엇인가 등등. 스스로는 잘 알 수 없는 것들을 브런치라는 개방된 공간 안에서 직접 글로 쓰면 보인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 자신도 보이고, 글을 대하는 나의 태도도 보이고, 나의 생각이나 관심도 보인다. 다른 말로 말하면, 이러한 것들이 더 뚜렷해진다. 그리고 내 글쓰기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눈대중으로 대충 파악할 수도 있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속으로 감탄, 또 감탄, 또또 감탄을 연발한다면 아무래도 아직은 더 많은 습작이 필요한 단계다. 내가 그렇다. 감탄을 연한다.


물론 브런치를 실험 공간으로만 쓴다는 뜻은 아니다. 브런치에다 진심을 다해 그때그때의 심정을 남기거나 기록을 하는 그 과정 자체가 의도치 않게 실험 공간이 되더라는 것이다. 예전엔 이런 생각도 못해봤는데 요즘엔 브런치를 실험 공간으로 많이 쓰자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는 어떤 글이든 받아주는 곳이고, 우리들은 여기서 마음대로 헤엄칠 수 있도록 이미 허락을 받은 자들이니까 말이다.


쓰고 싶은 글이 있으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마음껏 쓰자. 그렇게 한 편 한 편 쓰는 과정에서 씨앗이 되어 어느 순간부터 싹이 돋고 이파리가 나올 것이다. 초심을 가지고 10년 넘게 꾸준히 쓴다면 이미 훌륭한 작가가 되어 있지 않겠는가? 우리 인생이 얼마나 긴가? 이 긴 인생 가운데 우리가 진실된 글쓰기를 변함없이 사모한다면 우린 행복하게 늙어갈 것이다.


그러니까 일을 해야 일이 생기는 것이다. 

새로운 일을 시도해야 자기를 놀래킬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는 법이다.


고백하자면, 내가 김포시 감상문 공모전에서 연속 3년 수상을 했는데, 맨 처음에 공모전에 지원한 것은 4년 전이었다. 

그러니까 첫 번째 써 냈던 글은 어떻게 된 것이냐? 공중분해된 것이냐? 그렇지 않다. 속상하게도 똑 떨어지고 말았었다. 내가 브런치니까 얘기하는 건데,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마는, 진짜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 다음 해에 다시 도전했고, 그 글에 진심과 정성과 시간을 담았었다. 그랬더니, 최우수상이라는 뜻밖의 결과물이 내 눈앞에 나타나고야 말았다. 그게 다시 도전이 되고 또다른 도전이 되고 나는 내가 쓰는 글을, 내가 글쓰는 과정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출간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을 자유로운 사람이 되었다.


상담심리 공부도 사실 하고 싶어서 시작했고 당연히 석사만을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더 많아지는 중이다.

상담심리 공부도 재밌지만, 시험 보는 것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도 재밌다. 발표 준비는 긴장과 부담을 동반하지만, 그또한 준비하고 실천하는 그 과정이 다 재밌다. 허송세월하는 시간이 없고 깨알같은 시간을 한 톨도 버리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것에 대한 행복감이 엄청 크다.


그리고 내가 단지 자격증만을 취득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5년 후 10년 후의 삶 속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어야 더 행복할지를 더 구체화하게 된다. 솔직히 말해서, 대학원에 다니면서 집안일이 없어졌다. 우리 집이 없어진 게 아니라, 집안의 일 자체가 없어진 게 아니라, 그 일이 남편한테 넘어갔다. 내가 넘긴 게 아니라, 남편이 알아서 집안일을 떠안았다. 눈치가 0이었던 사람이 주부 100단이 되었다. 하하. 그래서 그 덕분에 나는 가끔 설거지가 적으면 그것만 하고 내뺀다. 남편이 식기세척기를 샀으므로, 양이 많으면 돌리면 된다. 아무튼 남편의 솔선수범으로 나는 마음 놓고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으며, 또 이렇게 가끔 글을 쓰면서 바쁘고 한가롭게 살아가고 있다. 집안일로부터의 해방! 이것은 생각보다 정말 귀한 것이었다. 이젠 남편이 슬슬 지쳐가는 모습이긴 한데, 그런 모습을 뒤로 하고, 나는 박사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미정이고, 일단 나의 진로는 조금씩 변경될 예정이다.


배움이 있으니 앎이 생기고, 앎이 있으니 행동이 변화된다.

세상을 바꾼 건 행동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시도가 결과물을 만들고, 그 결과물이 다시 시발점이 되어 또다른 시도를 만들며 그 또다른 시도가 또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내었듯이, 내가 특정 행동을 시도하고 반복하다 보면, 그것은 뇌회로 안에서 연쇄반응을 일으켜 뜻밖의 결과물을 내게 될 것이다. 아! 갑자기 생각났다. 내가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말을 을 10년 전부터 좋아했던 건 우연이 아니었다. 우앙!!




이번 주 토요일엔 중1 우리 작은아들이 큰 공원 야외무대에서 세 번째 공연을 한다. 밴드 경연대회라고 하는데, 우리아들 밴드가 연주할 곡은 <신호등>이다. 얼마 전 중학교에서 공개 연주했을 땐 참관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직관할 수 있어 감사하다. 우리아들의 드럼 연습도 <슈퍼밴드>를 계기로 초2때부터 시작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얼마나 멋있게 연주하는지 모른다. 이게 다 새로운 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멋모르고 시작했지만 꾸준히 했기에 일어난 일이다.


삶에 완벽한 기적이란 없다. 기적은 만드는 것이다.


우리 브런치 작가님들과 독자님들, 우울이 있거나 매사에 무기력한 분들 모두 힘내시길 바란다. 요즘 봄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사랑스러우니 꼭 바깥에서 1일 1산책하시길!!


우리 둘째가 설 무대(왼쪽 위)와 엄청 자란 풀꽃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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