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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 충실한 글쓰기

끌어당김의 법칙

by 김혜정

우리는 모두 작곡가다.

수많은 예술의 영역이 있지만 내 삶에 가장 친근한 건 MUSIC이다. 기분이 꿀꿀할 때는 기분 전환을 위한 산뜻한 노래를, 오랜만에 휴가를 떠날 때는 상쾌함을 극대화해 줄 노래를, 집에서 혼자 낭만에 취하고 싶을 때는 클래식한 노래를 틀어 심적 위안과 쾌락을 동시에 좇는다.


오늘 아침에 큰아들이 TV로 유튜브를 틀었다. 예전 슈퍼밴드 1기 출연자들이 나왔다. 그때가 우리 둘째 아들 초2학년 때였으니까 3년 전 영상이다. 슈밴 1기 참가자들은 우리 가족한테 신선한 자극과 감동을 주었다. 그 프로는 월요일 밤 9시에 시작했는데 밤 9시 반에 퇴근하던 남편은 놓쳐 버린 30분을 몹시 안타까워했고 남편의 합류 후에는 넷이 일심동체로 슈밴홀릭에 빠졌다.

우리가 사랑한 슈밴 1기 멤버들~♡


우리가 반해 버린 건 그들의 탁월한 노래나 연주 실력뿐이 아니었다. 자작곡에 대한 패기와 열정이었다. “와!! 이거 만든 곡이래!!”“진짜 잘 만들었다.” 연신 엄지척을 치켜 들고 우리를 위한 콘서트인 양 일어나서 박수도 쳤다. 각양각색의 악기와 싱어의 노래가 하모니를 만들면 없던 소름이 돋아나고 말라있던 눈물샘도 뻥뻥 뚫렸다. 그냥 감성 덩어리가 되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개성을 끌어안고 더 훌륭한 곡을 창작해 내는 모습에 감동이 밀려왔다.

우리는 슈밴이 끝을 맺은 지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유튜브로 찾아서 보고 또 본다. (우리 둘째 아들은 슈밴에 반해 드럼을 배우기 시작해서 벌써 4년 차 드러머가 되었다.)


오늘 아침 슈밴을 보면서 글쓰기의 세계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에 소속된 모든 사람들이 오디션 참가자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글쓰기의 이끌림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단순 신변잡기에 그치지 않고 나름의 해석을 넣어 통찰하는 글을 쓴다. 에세이도 쓰고 시도 쓰고 소설을 창작하기도 하고 비평문을 쓰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작가만의 개성과 분위기가 형성된다. 일부러 꾸민다고 해서 낼 수 있는 빛이 아니라 각자가 가지고 있던 본연의 색깔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업을 통해 더 훌륭한 창작품으로 실력이 발휘되는 건 그다음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의 서재


<유퀴즈>에 나온 영화 평론가 이동진 씨는 넘쳐나는 책을 정리하기 위해 50평짜리 집을 얻어 화려한 서가를 꾸몄다고 했다. 대형 서점 같은 멋진 인테리어에 두 개 층 높이로 꽂혀 있는 2만 권의 책은 파주출판도시 지혜의 숲을 방불케 했다. 읽다 보면 쓰고 싶고 쓰다 보면 읽고 싶고 그렇게 독서와 글쓰기는 토끼와 거북이 경주처럼 조금씩 서로를 앞서 나가는 것 같다. 그렇게 이동진 평론가는 방대한 규모의 책을 섭렵하며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이겠지. 존경스럽다.


아쉬운 것은 나도 글을 잘 쓰고 싶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쓸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실력이 급부상해 면목일신해질 리는 없다는 게 왜 이렇게 슬픈지.


하지만 누군가 말한 것처럼 ‘하루에 한 걸음씩’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걷다 보면 언젠가는 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 거라 생각한다. 지런히 걸으며 탐색하다 보면 점차 나만의 글을 찾아 나가 되고 어느 순간엔 내가 찾던 글이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양질의 책을 섭렵하며 input을 쌓고 그와 동시에 output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일하면서 책을 읽고 글도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꾸준히 지속한다면 못할 일도 아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을 이용해야 한다.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유명한 강연가였던 밥 프록터는 이렇게 말했다. '겁먹지 말고 마음의 문을 열어라. 몸을 이완시키고 긴장을 풀면 마음속 생각이 번영을 이룰 것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긍정적인 생각이든 부정적인 생각이든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어떤 일이 일어난다는 원리를 말한다. 2007년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시크릿>의 저자 론다 번도 똑같은 얘길 했었다. 그는 호주의 TV 프로듀서였는데 '부와 성공의 비밀'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 미국으로 건너가 뛰어난 저술가, 과학자, 철학자와 협업하여 책과 DVD를 만들었다. 그들은 그 놀라운 비밀이리는 것이 다름 아닌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밝혀낸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마음속으로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면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인해 그것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된다'는 믿음을 갖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 이 마인드가 제일 중요한 것이다.


글도 쓰다 보면 우리의 감각이 깨어난다. 특히 이곳 브런치라는 플랫폼은 무료 학원이나 다름없다. 미래의 작가가 될 우리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읽고 쓰고 반복하면 내가 일부러 끌어당기려고 하지 않아도 내가 그리던 미래 모습이 자석처럼 나에게 달라붙어 있을 것이다. 속도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원하는 목표는 분명 이룰 수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은 이미 작가나 마찬가지다.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필요는 없다.


구독자가 엄청 많은 브런치 작가분들 중에 아마도 이런 분이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글쓰기가 즐겁기보다 이젠 너무 부담스러워지는데!! 내 얘기가 너무 뻔한 스토리로 가는 거 아닐까. 내 모습은 다 보여줬는데 뭘 더 쥐어짜야 하나. 이런 생각들. 이해가 간다. 하지만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필요는 없다. 노래 한 곡이 대중들 모두에게 다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닌 것처럼 내 글도 누군가에게는 시시한 글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영향력 있는 글이 될 수도 있다. 왜냐. 당연히 사람의 기호와 취향은 다 다른 것이기 때문. 그러니까 나와 생각의 맥이 통하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다 해도 성공한 글이다. 브런치 글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독자를 만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만나다 보면 1년 후에는 자신이 상상도 못 했던 독자와 교류하고 있을 거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예비 작가님들도 브런치 작가가 되셨음 좋겠다.


아직 나는 미약한 존재이지만 이 플랫폼에 글을 쓰는 행위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을 안다. 이 점에 대해선 다음에 쓸 것이다. 지식의 본질은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요긴할 때 써먹는 데 있다. 지식뿐 아니라 내가 경험한 것 중 나누고 싶은 생각이나 의견, 관점, 나아가 가치관이나 지혜 등도 혼자만 알고 그치는 게 아니라 나누는 데 가치가 있다. 내 미래로 향하는 과정에서 브런치 활동은 매우 유의미한 가치를 지닌다. 일단, 해봐야 안다. 그리고 해봐야 는다. 모든 변화는 고통을 수반하지만 도전하라.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감동시킬 작곡가(작사가)가 될 수 있니까.




사실 이 글은 4주 전쯤 쓰다 말고 서랍에 넣어두었던 글이다. 버려질 위기에 놓인 글이 불쌍하게 느껴져 목숨을 살려주기로 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우리 가족들이 좋아했던 프로그램 <슈밴>과 둘째 아들의 드럼 이야기가 버림받는 게 싫어서 애장하기 했다.




미래가 두려워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면 미래는 정말 두려운 현실이 되고 만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미래를 계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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