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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May 29. 2023

장 뒤 뷔페와 놀이

보물_자전거 탄 풍경

STORY & MUSIC

 그림 위로 음악은 흐르고... 

장 뒤 뷔페와 놀이 '보물_자전거 탄 풍경, Kitch_IVE, Fantastic Baby_Wendy'






<그림과 음악>
장 뒤 뷔페 (Jean Dubuffet와 놀이) : 예술은 색감과 질감의 천진난만한 놀이
보물_자전거 탄 풍경

<음악>
Kitch_IVE
Fantastic Baby_Wendy

<도서> 
그림의 맛_최지영




우리가 살 수 있고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그림처럼 보여요. 더 이상 바라보는 그림이 아니라 꿰뚫고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그림이지요. 
_Coucou Bazar -spectacle 1978, 장 뒤뷔페




� 장 뒤 뷔페는 가장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것을 아이들 작품에서 찾았고, 아이들의 그림을 따라하고 연구하고 시도한 끝에 본능과 열정에 가장 가까운 순수한 작품을 내어 놓았다.

� 원초는 본질에 근거하고 말초는 자극을 위한 것이다. 이를 구별해내는 안목이 예술적 심미안이라 생각한다.

� 장 뒤 뷔페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천진난만. 예술을 인간의 주된 놀이로 보았다.


_우를루프(1962-1974)는 정신과 비물질화된 세계를 투영하는 프로젝트

_재료를 통한 색감과 질감의 천진난만한 놀이

_쿠쿠바자 꿰뚫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그림





극단의 가치는 결국 수렴하기 마련이다. 야만의 가치를 믿고 있다고 말한 '장 뒤 뷔페'는 가장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것을 아이들의 작품에서 찾았다아이들의 그림을 따라하고 연구하고 시도한 끝에 본능과 열정에 가장 가까운 그래서 어쩌면 가장 순수한 작품을 내어놓았고, 이후 예술가들에게는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것은 인간의 기본 본성과 관계하고, 이는 가장 자유로운 상태라 여겨진다. 이에 비해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말초이다. 진정한 예술과 다른 질감의 감각이 바로 이 말초가 아닌가 한다. 원초는 본질에 근거하고 말초는 자극을 위한 것이다. 이를 구분해 낼 수 있다면, 비로소 진짜를 구별해 내는 안목을 갖게 된다. 물론 예술 시장성은 또다른 질문이다.



장 뒤 뷔페 전시는 꽤 오래 전 예술의 전당에서도 여러 번 전시가 기획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쟁을 치르면서 어두운 내면의 그림들도 많았으나, 대체로 장 뒤 뷔페를 떠올리면 역시 천친난만이다. 그는 예술을 인간의 주된 놀이로 보았다. 



예술은 놀이, 즉 정신의 놀이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주된 놀이인 것이다.
_장 뒤 뷔페




보물_자전거탄 풍경




장 뒤뷔페는 20세기 중후반에 활동했던 프랑스의 화가이자 조각가, 작가다. 아르 브뤼 (Art brut) 사조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기존 예술관념이 너무 현학적이고 교리적이라 생각한 그는 직관적이고 진솔한 예술을 하고자 했다.

출처 나무위키







뒤편에 아무런 장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이렇게 균형을 잡고 서있을 수 있는 것은 가벼운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땅과 물질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했고, 재료의 성질을 사용해서 원하는 작품을 원하는 방식대로 만들어 내었다. 이는 단순히 배움을 통한 과정이 아닌, 재료의 속성을 스스로 파헤치지 않고서는 결코 해낼 수 없는 작업이었을 것이고, 이는 곧 얼마나 집요하게 탐구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고정 관념을 가지는 것은 쉽다. 기존의 관습이나 지금껏 해왔던 방식 혹은 다수의 의견을 반영한 생각을 옳다고 믿고 따른다면, 조금은 편안하고 세상을 쉽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고정 관념은 어쩌면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적 자아를 분리할 수 없는 우리는  '선입견이 없다'는 말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지 못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속에 수많은 선입견 또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예술이 필요한 것 아닐까. 무한한 창조적 에너지를 발산하고자 하는 욕망이 아닌, 세상의 이치를 자연의 섭리를 통해 깨달을 수 있도록. 




장 뒤 뷔페의 작품 속에는 그러한 원초적 본질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무질서하지만, 단순화된 곡선의 정렬이 입체적 질감과 어우러져 긴장과 평온함을 동시에 발현한다. 유치함 속에서 발견하는 세련됨 같은. 이런 게 바로 '키치 Kitsch' 아닐까.



Kitch_IVE






뒤뷔페가 60대에 완성한 우를루프 L'hourloupe' 연작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우를루프'는 뒤뷔페가 전화 통화 중 종이에 낙서를 끼적대다 무심결에 만든 말로 특별한 의미는 없다. '우를루프'는 '금지된 것' vs '허용된 것', '고상한 것' vs '저급한 것', '우월한 것 vs 열등한 것'과 같은 구별 없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다 함께 어우렁더우렁 뒤엉켜 춤추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그림의 맛>, 최지영 p226








예술이라는 것이 하나의 고상한 취미 이상이 되었을 때, 업이 아닌 일상이 되는 순간, 작품은 스스로를 예술의 경지에 올려둔다.  도대체 이 낙서같고, 아이들 장난같은 이런 작품들이 우리에게 어떤 감흥을 준다는 것일까 싶기도 하지만, 문학에서도, 음악에서도, 이러한 예술 세계에서도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늘 종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대가라고 하니, 대가인 줄 알고, 거장이라고 하니, 거장이라 말하지만 그 의미가 단어 속에 축적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 오르내린 이름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밀물과 썰물이 남긴 흔적 만큼이나 자연스러운 무늬가 된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는 자가 강한 법. 결국 숱한 세월의 저항에도 살아 남은 이름이기에 대가이자 거장이다. 공자의 말씀처럼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예술을 놀이로 즐긴 자, 놀이는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기에 장 뒤 뷔페는 프랑스 현대 미술의 거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Fantastic Baby_Wendy (원곡자 빅뱅)



장 뒤 뷔페의 아상블라주에서 영감을 얻은 자크 빌레글레는 벽보와 포스터를 떼어내고 찢는 과정에서 뒤엉키는 메시지를 당시 사회적 현상과 시대적 상황에 반격을 가하는 해학적 언어로 사용한다. 과격한 느낌과 불편한 지점들이 있어 예술적이라는 느낌보다는 반항적인 느낌이 더 들었지만, 이 또한 표현 방식의 일부라 생각하면, 기존의 관념들을 뒤엎는 시도라 생각된다. 





예술이라는 범위를 더 넓혀서 바라보게 하는 작품들이었고, 미술이라는 범주라기 보다 어쩌면 이는 문학적인 방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떼고 찢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또한 관람객에게 전달되면서도, 어지럽고, 퇴색된 작품 속 시간과 역사가 경각심을 일깨우는 묘한 체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술은 당신을 조금 웃게 만들어야 하고 조금 두렵게 만들어야 한다.
지루하지 않다면야 뭐든지...
_장 뒤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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