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ker and The Queen
STORY & MUSIC
그림 위로 음악은 흐르고...
Fall in Love Again_알레프, 기억을 걷는 시간_넬,
The Joker and The Queen_Ed Sheeran (ft.Tayor Swift)
<그림과 음악>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i) 꿈의 세계를 형상화한 초현실주의의 거장
Fall in Love Again_알레프
기억을 걷는 시간_넬
The Joker and The Queen_Ed Sheeran (ft.Tayor Swift)
<애니메이션 영상>
Walt Disneys Destino
<도서>
오리지널스_애덤 그랜트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흰_한강
초현실주의의 거장, 달리
작가와 작품을 혼동할 때가 있다. 작가가 좋아서 작품이 좋아보이는지, 작품이 좋기 때문에 작가가 좋아진 건지. 둘 다 일치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를 고르라면 고민이 될 것 같다. 손가락으로 꼽아보라면 그나마 몇몇 작가와 작품들이 물망에 떠오르는데, 내게 절대 빠질 수 없는 작가가 바로 살바도르 달리다.
초현실주의는 바로 나다.
살바도르 달리
이 발칙하고 제 멋대로에다 괴상한 화가는 훗날 대체할 수 없는 초현실주의의 거장이 되고야 만다. 도발적인 행보와 자유 분방함에 예술적 천재성까지 삼박자를 갖춘 달리는 <나는 세계의 배꼽이다!>라는 제목의 자서전으로 자기 중심적인 언행의 극치를 보인다. 이토록 작품과 작가가 언행일치를 보여준 적이 또 있던가(!?).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라는 부제를 가진 <오리지널스>의 저자 애덤 그랜트는 그의 저서에서 "수년 전 심리학자들은 무엇을 성취하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순응(conformity)하는 길과 독창성(origiality)을 발휘하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초현실주의파와 절연하고도 초현실주의의 상징이 된 달리는 당연히 순응이 아닌 독창성을 선택한 경우였고, 그 기저에는 어릴 적 죽은 형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동생의 절규가 깔려 있다. 부모님에게 자신은 죽은 형이 아님을,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던 달리가 살아있음을 인정받기 위한 그만의 생존 방식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애덤 그랜트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남긴 "독창성이란 창조적인 파괴행위이다.새로운 체제를 주장하려면 기존 방식을 해체해야 한다."는 말을 인용했는데, 달리는 그 이분법적 범주를 훨씬 벗어나 있다. 창조적 파괴와 해체는 기본이고, 전통을 계승하는 데에도 앞장선 인물이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참으로 난해하기 그지없다.
나의 변신은 전통이다. 왜냐하면 전통이란 바로 변화이고 또 다른 껍질의 재창조이기 때문이다. My metamorphosis is tradition, for tradition is precisely this-change of skin, reinvention of a new original skin which is precisely the inevitable consequence of the biological mold of that which preceded it.
살바도르 달리
달리는 미술사의 대가들의 기술과 정신을 분석하고 계승하면서 동시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기를 들었고, 피카소, 벨라스케스, 미켈란젤로의 작품과 그 시대의 화풍을 습득하면서 끊임없이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철학과 과학을 깊이 탐구해 왔는데, 이 때문에 그의 초현실주의는 현실적이지 않지만, 과학적이기도 한 모순을 달리다운 그림과 각종 미디어로 재현하고 형상화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체계적으로 혼란을 창조해야 더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해진다. 모순적인 모든 것들이 삶을 창조한다.
You have to create confusion systematically, it sets creativity free.Everything that is contradictory creates life.
살바도르 달리
잘 알려져 있듯 달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연구한 잠재의식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려 '꿈의 세계'를 형상화한 작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수학과 과학에도 조예가 깊었는데 그의 곁에는 수학자 토머스 밴초프와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있었다. 현대 과학과 고전 미술을 융합하는 시도를 통해 달리만의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가하면, '시간의 지속'이나 '시간의 속도' 등에서 상대성 이론에 대한 깊은 고찰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충격을 받고, 수학자 루카 파치올리의 '신성 비례론'이나 핵물리학을 공부하기도 했다고. 무엇하나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던 작가였다.
그래픽 아티스트, 달리
책이나 잡지 커버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았던 달리는 1920년 초부터 다양한 삽화 작품을 남기면서 그래픽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도 보여주었다. 단테의 '신곡', '돈키호테 데 라만차', '파우스트'나 '햄릿'같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이르기까지 고전 문학에 심취해 많은 영감을 받았던 만큼 달리는 주제에 맞춰 재료를 선정하고 이미지를 소화해 내는 능력 또한 탁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루이스 캐럴과 달리는 둘 다 수학에 매료됐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루이스 캐럴은 수학교수였고, 달리는 수학자 마틴 가드너나 토머스 밴초프가 남긴 증언을 통해 기하학과 논리학, 4차원 다면체, 황금 비율 등 수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예술작품과 삽화 작업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달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삽화 작업에도 수학적 원리를 적용해 초현실적 풍경을 살려냈다.
수백 명의 사람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삽화를 그리려고 시도했지만, 그 중 누구도 살바도르 달리만큼 뛰어나지 못하고 창의적이지도 못하다.
로빈윌슨, <넘버랜드의 루이스캐럴 Lewis Carroll in Nuberland>의 저자
The Joker & The Queen_Ed Sheeran (Ft. Taylor Swift)
예술가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되는 뮤즈가 있기 마련이다. 단테에게 베아트리체가 있었다면, 달리에게는 갈라(Gala)라는 여인이 있었다. 달리의 아내이자 조력자, 지원자이면서 사업적 파트너이기도 했던 갈라는 달리의 그림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러한 갈라의 내조와 외조로 작품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기에 달리는 인문, 철학, 심리 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등 다양한 학문 영역을 넘나들며 예술에 접목하고 확장시켜올 수 있었을 것이다.
이후 달리는 1960년대-1970년대 옵아트 실험에 몰두한다. 달리의 이중 형상(Double Image) 작업은 기존 착시 기법을 넘어 더욱 고차원적으로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했고, 스테레오스코피(Stereoscopy), 홀로그래피(Holography) 등 3차원과 4차원을 넘나드는 기법을 활용했다. 이것이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경계없이도 선명하게 중첩시키는 달리만의 독창적인 예술의 마법이기도 하다.
보는 방법에 따라 새로운 것이 창조될 수 있다.
Knowing how to look is a way of inventing.
살바도르 달리
달리는 디즈니 스튜디오와 협업해 단편 애니메이션 <Destino>를 제작에 참여했는데, 디즈니의 위기로 중단되었다가 사후 2003년에 완성되어 공개됐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스펠바운스' 역시 달리가 헐리우드로 진출해 무대 디자인을 맡았던 작품이며, 패션과 가구, 배우 등 창조적인 영감이 필요한 곳에서 달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내는 전설적인 예술가가 되었다.
진정한 예술가는 영감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A true artist is not one who is inspired but one who inspires others.
살바도르 달리
그의 예술 인생을 들여다 보면, 달리의 천재성은 그의 광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태도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며 도전하는 태도말이다. 그래서 'DALI'는 그 자체로 '달리'이다.
이것말고 달리(DALI)의 예술 세계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천재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흰>
만일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지금 나는 이 삶을 살고 있지 않아야 한다. 지금 내가 살아 있다면 당신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흰, 한강 p117
천재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영상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달리는 죽은 형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 받았는데, 부모님께 매순간 자신은 죽은 형이 아니며 자신이 죽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했기 때문에 기괴하게 행동하고 천재인 척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이다. 형이 죽지 않았더라면, 달리는 이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형이 죽었기에 달리는 태어났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증명하며 살아야 하는 삶을 살았다. 그랬기에 그는 후세에 영원히 기억되는 불멸의 화가가 되었다.
이 사연을 들으며 한강 작가의 '흰'이 생각났다. <흰>에서 나는 언니의 죽음으로 태어난 동생이었기 때문이다.
어린 짐승들 중에서도 가장 무력한 짐승,달떡처럼 희고 어였뻤던 아기,그이가 죽은 자리에 내가 태어나 자랐다는 이야기.
흰, 한강 p22
소설 속에서는 엄마가 첫 딸을 잃고 이듬해 두번째로 사내 아기를 조산한 후 삼 년이 흘러 나와 남동생이 태어났다. 그리고 마치 언니의 몸으로 살아가는 '나'라고 여긴다.
당신의 눈으로 바라볼 때 나는 다르게 보았다.
당신의 몸으로 걸을 때 나는 다르게 걸었다.
나는 당신에게 깨끗한 걸 보여주고 싶었다 .
흰, 한강 p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