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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Sep 20. 2023

휴먼 에이지

the Humnan Age 다이앤 애크먼 Diane Ackerman



다이앤 애커먼은 뛰어난 묘사, 끝없는 샘솟는 통찰, 불굴의 낙천성으로 국보의 반열에 오른 일급 저자다. 그의 저서 중 단 한 권이라도 읽었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휴먼 에이지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아직 그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계기로 애커먼에게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총균쇠>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문명과 야생의 경계선에서 앞으로 인간은 자연과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지구사용법.

�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 추천, 2015년 헨리 데이비드소로 상 수상, 2015년 내셔널 아웃도어 도서상 수상

� 인간 중심 세상에서 자연의 타자성은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위안이자 매력



✅ 독서See너지

▶ 도서 :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꿀벌의 예언> 베르나르 베르베르

▶ 영화 : 인터스텔라

▶ 음악 : 모래알갱이_임영웅 LoveLee_AKMU, First Step_한스짐머 (인터스텔라 OST)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기후변화에 올 여름은 뜨겁게 반응했다. 이 책을 읽을 당시 2018년 겨울에는 우리나라 체감 수은주도 고드름이 될 지경이었다.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생물종에 불과한 인간이 이렇듯 위협적으로 지구를 개조하고 있다는 것을 꽁꽁 얼어버린 날씨로 보여주는가 하면, 여름의 수온주는 폭등해 땀처럼 맺혔고, 곳곳에서 재난의 소식들이 들려오면서 2023년 현재 자연의 역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을 것이다.



모래 알갱이_임영웅



그렇다면, 문명과 야생의 경계선에서 앞으로 인간은 자연과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 



이 책은 '공생'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지구사용법에 관한 저서다.  책 제목인 <휴먼 에이지>는 지질 시대 개념인 '인류세(Anthropocene)'를 일상용어로 풀어낸 말로 2000년 멕시코에서 열린 지구 환경 관련 국제회의 현장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미 인류세를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사람은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를 밝힌 여구로 199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기후과학자 파울 크뤼천이었고, 이후 공식적으로 인류세라는 단어를 제안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생태계의 균형을 다시 맞춘다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 완벽한 ‘자연의 균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영구적 조화와 불변을 장담하는 전략이란 있을 수 없다. 자연은 대담한 변화와 수정이 끝없이 이어지는 콩가 춤 행렬이다.

<휴먼 에이지> 다이앤 애커먼



요즘은 과학자가 문학적 글쓰기나 말하기를 통해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익숙해진 발상이지만, 문이과 통합에 대한 인식이 있기 이전, 문과와 이과가 분명하게 나뉜 이분법적인 오랜 관습으로는 자연과 과학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옮긴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했을 것이다.  다이앤 애커먼 역시 '경계없는 글쓰기'의 대가로 인식되었으며,  미래 사회를 희망적인 관점으로 내다 보는 과학 논픽션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저서를 통해 문명과 야생의 경계를 허물어 왔다. 



수많은 생물 종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인간은 농업, 어업, 기후, 조경, 지질, 식물, 동물, 유전자, 미생물, 컴퓨터, 로봇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미래가 걸린 수많은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문명의 혜택을 받으면서, 문명의 이기만을 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다시 원시시대 동굴에서 살던 자연인으로 돌아갈 것도 아니지 않은가. 어떻게든 과학 문명의 발달과 사회 규모의 크기 변화, 국가간의 이해 관계 등을 인지하고, 어떻게 하면 자연과 공존하고 공생할 수 있을 것인가를 실천적 방법에서 고민하며 해결해 나아가는 것이 발자국과 흔적을 남기며 지구인으로서 살아가는 우리가 당당히 서명까지 남길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지구를 대대적으로 우리에게 적응시키기 시작했다. 기후를 바꾸고, 바다를 바꾸고, 동식물의 진화를 바꿨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모든 곳에 서명을 남겼다.

<휴먼 에이지> 다이앤 애커먼


살충제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환경문제로 인식 전환시켰던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이렇게 언급한다.



알베르트 슈바이처가 말한 것처럼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낸 해악을 깨닫지 못한다."(...) 생명체가 화학물질에 적응하려면 자연의 척도에 따라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그저 인간이 생각하는 몇 년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몇 세대에 이르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자연은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살충제로 인해 오염된 땅이 적응하고, 자연 정화를 하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은 유기농을 비싸게 지불하고도 구입해서 먹는 이유도 이러한 인식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기농도 단계가 있어서 저탄소냐, 친환경이냐, 유기농 어떤 등급이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곳은 굶주리고, 어떤 곳은 풍요로우나, 경제의 논리가 더해지니, 좀더 복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듯 '문제가 문제야'라는 마인드로는 해결되지 않기에 문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서 무엇이 문제이고, 그래서 어떻게 실천하고 해결해야 문제를 풀 수 있는지 반드시 함께 생각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는 멸망한다'는 말을 남겼듯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꿀벌의 예언>처럼 급격한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멸종 위기종의 경고도 귀담아 들으면서 말이다.



Love Lee_AKMU


인간 중심 세상에서 자연의 타자성은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위안이자 매력이다. 

<휴먼 에이지> 다이앤 애커먼


인간이 한 가닥의 실 같은 시간동안 짜놓은 태피스트리의 무늬처럼 지구에 남긴 이 상처들을 당장 치유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로세’ 대신 ‘인류세’라 부를만큼 인류의 장악력이 큰 지금, 어떻게든 변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무척 다행이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We w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인터스텔라




First Step_한스 짐머 (인터스텔라 OST)



인류세를 헤치고 나아가는 우리는 지구의 생태계와 은총에 다시금 우리 자신을 끼워넣으려 애쓰고 있다. 

<휴먼 에이지> 다이앤 애커먼



First Step_피아노 연주 (인터스텔라 OST)






휴먼 에이지 the Human Age_다이앤 애커먼 Diane Ackerman 발췌



오늘날 우리는 주변의 자연에 적응하는 게 아니라 인위적 환경을 만든 뒤 그 속에 자연을 삽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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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변화들이 인체를 바꾸는 시대에도 청소년들은 여전히 "나는 누구일까"라고 물을까, 아니면 앞으로는 "나는 무엇일까"라고 묻게 될까? 지금으로부터 50년 뒤에 도시는, 야생동물은, 우리 몸의 생명 활동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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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대대적으로 우리에게 적응시키기 시작했다. 기후를 바꾸고, 바다를 바꾸고, 동식물의 진화를 바꿨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모든 곳에 서명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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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명으로 꿈틀대는 지구에서 잘나가기는 해도 하나의 생물종일 뿐이다. 그렇지만 또 세계의 기후를 어지럽히고 모든 바다를 시큼하게 만들 만큼 강력하다. 우리가 미치는 영향의 속도와 규모는 그 정도로 대단하다. 땅에서 인간은 침식이나 화산 분출의 가차없는 힘에 맞먹는 지질학적 행위자이고, 우리가 바다에 미치는 영향은 소행성에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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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곤충이며 동물과 타협하고 자신만의 시간 개념에 따라 살아가며 나로서는 나무에게 켜켜이 쌓인 기억이 있고, 강한 욕구와 기술과 재주가 있다.


나무의 마음, 그것은 우리가 들어가볼 수 없는 본질, 우리를 포함하지 않는 정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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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 세상에서 자연의 타자성은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위안이자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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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우리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 단순한 진실을 설령 반색하진  못할지언정 최소한 존중하는 것, 우리 종의 구원은 어느 정도는 여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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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생태계의 균형을 다시 맞춘다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 완벽한 ‘자연의 균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영구적 조화와 불변을 장담하는 전략이란 있을 수 없다. 자연은 대담한 변화와 수정이 끝없이 이어지는 콩가 춤 행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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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물들은 상대가 무언가를 안다는 건 알아도, 자신이 그 사실을 안다는 걸 상대도 안다는 건 모를 것이다. 어떤 포유류들은 아마도 생각할 줄 알겠지만, 우리는 생각에 대해서도 생각할 줄 안다. 린네는 우리를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라는 아종으로 분류했는데, 사피엔스를 두 번이나 붙인 것은 우리가 그냥 아는 게 아니라 안다는 사실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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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로봇들은 우리가 반추와 집착이라고 묘사하는 활동을 할 줄 안다. 좀 더 단순한 차원이지만 말이다. 현재 공학자들이 설계하고 있는 로봇은 우리처럼 세상과 상호작용하면서 기억을 채우고, 나중에 그 정보를 활용하여 마주한 상황의 안전성을 가늠하거나 다른 존재의 행동을 예측함으로써 감각 경험에 기본적인 감정을 결부할 줄 아는 존재다.



2018. 1.28 기록 / 2023. 9. 19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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