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음악칼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아리다 Mar 27. 2023

너의 이름은.

なんでもないや 아무 것도 아니야_RADWIMPS


STORY & MUSIC

 영화 위로 음악은 흐르고... Original Sound Track

너의 이름은. OST '''なんでもないや 아무 것도 아니야_RADWIMPS'






간은 때론 정확하게 부정확하다. 벚꽃이 피면 봄이라 부르고, 단풍이 든 계절이 오면 정확히 가을이라 부르지만, 계절은 현상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에 부정확한 것이다. 시간 또한 상대적이다. 사랑하는 이를 기다릴 때와 함께 있을 때, 같은 시간의 길이는 결코 같지 않다. 너를 봄. 너와 마주 봄. 그래서 서로 뒤바뀐 계절의 이야기. 가을, 혜성처럼 찾아온 봄 이야기. 너의 이름은.

 



                                                                                                     Story & Music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닮은 사랑 이야기 '너의 이름은.'                




가 눈으로 바뀌고,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육교 위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는 두 사람. 비(雨)가 이렇게 슬픈 비가(悲歌)였나. 흰 눈(雪)이 이토록 아린 눈(目)이 된 이유는 무얼까. 뒤를 돌아 본다. 그리고  봄이 왔다. 서로의 반대편에서 오던 전철이 또다시 스쳐 지나가는 순간, 타고 있던 각자의 전철 유리창을 통해 두 사람의 눈(目)이 마주친다. 비로소 너를 봄. 너와 마주 봄. 이 영화의 엔딩이자, 엔딩곡의 시작이다.


もう少しだけでいい あと少しだけでいい もう少しだけ くっついていようか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붙어 있으면 안 될까?)



타키와 미츠하. 두 사람은 계속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너의 이름은 OST 중에 나오는 ‘Time Flier’, 시간 비(飛)행자. ‘Climber’, 시간을 거슬러 가는 등반자. 두 사람에게 이 영화의 엔딩곡 'なんでもないや 아무 것도 아니야'에서 거슬러 가보자. '今から行くよ 지금부터 갈게'



 너의 이름은. OST  なんでもないや 아무 것도 아니야_RADWIMPS 


二人の間 通り過ぎた風は どこから寂しさを運んできた

두 사람의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어디서부터 쓸쓸함을 실어온 걸까

泣いたりしたそのあとの空は やけに透き通っていたりしたんだ

울고난 뒤에 올려다 바라본 하늘은 유난히 더욱 더 맑아 보이는 것 같아



그랬다. 자꾸만 눈물이 났다. 이유는 모른다. 눈물이 흐른다는 사실만 안다.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두 사람의 내레이션으로.



MI 아침에 눈을 뜨면 왠지 모르게 울고 있다. 그런 일이 종종 있다.

TA 꿈을 꾸긴 했는데 매번 기억이 안 난다. 다만

MI 다만 뭔가가 사라졌다는 느낌만이 잠에서 깬 뒤에도 오래도록 남는다.


TA 계속 누군가를 찾고 있다.

MI 그런 기분에 휩싸이게 된 건 아마도 그날부터

TA 그날, 별이 무수히 쏟아지던 날. 그것은 마치


MI 마치 꿈 속 풍경처럼 그저 한없이

TA & MI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비상한 예감, 이상한 느낌. 알 수 없는 야릇한 순간들이 찾아 온다.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고 어디 부터가 먼저인지 모를 뒤엉킨 시간.



 ‘누군가 그는’ 황혼을 옛날엔 이렇게 표현했어. 어스레한 저녁 낮도 밤도 아닌 시간. 세상의 윤곽이 흐려지고 신비한 존재를 만나는 기적의 시간. 더 옛날엔 ‘그 뉘신지’나 ‘그 뉘신가’라고도 했다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1200년 주기의 혜성이 지구에 다가온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경로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었지만, 하늘에서 펼쳐지는 우주쇼는 아름답기만 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무수히 많은 별의 사연처럼 이들에게도 사연이 있었다. 서로 뒤바뀐 두 사람의 영혼은 시간을 초월했고, 기억은 부정확했다.



미츠하 : 다른 사람 삶을 사는 것 같은 꿈. 잘 기억도 안 나

텟.  시 : 알았다 그건…전생에 대한 기억, 에베렛의 다중우주론에 나오는 무의식 접속이지

사야카 : 넌 좀 가만히 있어

미츠하 : 텟시, 네가 내 공책에 낙서했지? (응?) 아무 것도 아니야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아무 것도 아니야’는 별 볼 일 없는 별 일 아니라는 의미지만, 실은 별 볼일이었고, 별일이었다. 미츠하는 꿈 속인 듯 이따금 또래 남학생의 삶을 살았다. 타키 역시 또래 여학생의 삶을 살았다. 믿을 수 없지만 사실이다.



계기는 잠,  원인은 불명. 뒤바뀌었을때의 기억은 눈을 뜨면 점점 흐려진다. 하지만 우리는 확실히 서로 뒤바뀐다. 주위 반응이 그걸 증명해준다. 그래서… 서로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룰을 정했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사실, 몸이 뒤바뀐다는 소재는 그리 특이하지는 않다. 클리셰에 가깝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타임슬립도 자주 사용한다. 어쩌면 동양적인 철학이 반영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영화로는 유지태, 김하늘의 ‘동감’이 있고, 대만에는 피아노 연주 대결이 백미였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결은 다르지만, ’어바웃타임‘같은 헐리웃 영화도 있다. )이 모든 것은 흔히 붉은 실의 인연으로 비유된다. 감정이 흐르는 실의 목소리로.



할머니 : 실의 목소리를 들어 보렴. 실을 계속 감다 보면 어느 샌가 사람과 실 사이에 감정이 흐르게 된단다.

요츠하 : 실이 말이라도 하나

미츠하 : 집중하라는 뜻이야

할머니 : 이 실매듭엔 우리 마을 천년 역사가 깃들어 있어. 200년 전에 말이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보이지 않는 실을 무스비(매듭)로 형상화했다. 무스비는 바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뒤로도 흐르는 시간의 흐름. 그것을 붙잡은 매듭. 그리고 3년을 앞지른 가을 어느 날.



할머니 : 미츠하, 요츠하 무스비란 걸 아니?

미츠하 : 무스비? (*주석-이때 미츠하는 타키가 몸 속에 있을 때였다)

할머니 : ‘잇는다‘라는 뜻인데 옛날엔 땅의 수호신을 말했단다. 이 단어엔 깊은 의미가 있지.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 모두 신의 영역이야. 우리가 만드는 매듭끈도 신의 능력, 시간의 흐름을 형상화 한 거란다. 한데 모여들어 형태를 만들고 꼬이고 엉키고, 때로는 돌아오고, 끊어지고, 다시 이어지고 그것이 무스비, 그것이 시간. 마시거라. (잘 마실게요. 다음은 나. 응) 그것도 이어지지. 물이건 쌀이건 술이건 사람 몸에 들어간 것이 영혼과 이어지는 것도 무스비. 그래서 오늘 올리는 제사는 신과 인간을 잇는 소중한 전통이란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타키의 도쿄 하늘에서는 아름다운 별의 축제가 펼쳐졌고, 같은 시간 미츠하의 이토모리 마을은 가을 축제(마쯔리) 때 최악의 운석 피해를 입는다.  아이와 엄마 사이에 탯줄을 자르듯, 미츠하는 머리를 잘랐고, 둘은 더 이상 뒤바뀌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 타키는 심적 변화가 있었다. 시간대가 어긋나 있었지만.



타키는 누군가를 만났고, 그 애가 변하게 했어. 그건 확실한 것 같아.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미츠하는 3년 전, 도쿄에 왔었고, 당시 타키는 미츠하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타키가 미츠하를 만나기 위해, 아니 살리기 위해 어디 있는지도 모를 마을을 직접 찾아 나선다. 마을 인근 식당에서 타키가 입고 있던 티셔츠에는 반달과 함께 이렇게 적혀 있다. Half Moon. 그리고 황혼, 기적의 시간



미츠하 : 타키, 진짜로 있어. 타키!

타.  키 : 너를 만나러 왔어 힘든 길이었어. 네가 너무 멀리 있어서.

미츠하 : 그런데 어떻게? 나는 그날…

타.  키 : 네가 씹어 만든 술을 마셨어…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우여곡절 끝에 마을 주민들을 살리는 데 성공했고, 훗날 도쿄 어느 계단에서 둘은 스쳐 지나갈 듯 하다가 서로  뒤를 돌아 본다. 이유 모를 눈물이 흐른다.



타.  키 : 당신을 어디선가 본 적이…

미츠하 : 나도 그래요.

타.  키 :당신의 이름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어쩌면 둘은 이름이 아니라 마음 속에 흐르는 감정의 이름이 궁금했을 것이다.  사람과 실 사이에 흐르는 감정이. 성급히 그들 앞에 시간은 앞질렀고, 마음도 앞질렀다. 뒤엉킨 시간으로 인해, 갈라진 혜성의 경로처럼,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야만 만날 수 있던 타키와 미츠하. 두 사람은 둘로 나뉜 half Moon이었고, 서로 구별되지 않는 낮과 밤의 시간, Twillight이었다.




嬉しくて泣くのは 悲しくて 笑うのは 기쁜데 우는 것 슬픈데도 웃는 건

君の心が 君を追い越したんだよ 너의 마음이 너를 앞질렀기 때문이야

僕の心が僕を追い越したんだよ 나의 마음이 나를 앞질렀기 때문이야



‘너의 이름은.’은 수많은 클리셰를 별처럼 반짝이게 한다.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혹은 지금 함께 하는 사람이 우연과 행운으로 이어진 Only One이길 바라는 마음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일까. 그런 소망이 타키와 미츠하의 엉뚱발랄한 스토리에 잘 녹아 들었다. RADWIPMS는 그런 마음을 음악에 잘 풀어냈다.



君のいない 世界にも 何かの意味はきっとあって

네가 없는 세상이라도 무언가의 의미는 분명 있어


でも君のいない 世界など 夏休みのない 八月のよう

그래도 네가 없는 세계는 여름방학이 없는 8월 같아


君のいない 世界など 笑うことない サンタのよう

네가 없는 세계는 웃지 않는 산타 같아



익숙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어딘지 낯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직 찾지 못한 누군가의 흔적일 지 모른다. 과거 어느 순간  스쳐 지났던  그 누군가의. 내일이면 보게 될.



いつもは喋らないあの子に今日は 放課後「また明日」と声をかけた

언제나 말이 없는 그 아이에게 오늘은 방과 후에 "내일 봐" 라고 말을 걸었어


慣れないこともたまにならいいね 特にあなたが 隣にいたら

익숙하지 않은 일도 가끔은 괜찮네 특히나 당신이 곁에 있다면




소중한 사람!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으면 안 되는 사람!

누구지? 누구? 누구? 누구야? 너의 이름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



'すきだ 좋아해’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 OST   전곡 감상 






너의 이름은. 영화 소개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찾고 있어 천년 만에 다가오는 혜성 기적이 시작된다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는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신기한 꿈을 꾼다. 낯선 가족, 낯선 친구들, 낯선 풍경들... 반복되는 꿈과 흘러가는 시간 속, 마침내 깨닫는다. 우리, 서로 뒤바뀐 거야?

절대 만날 리 없는 두 사람, 반드시 만나야 하는 운명이 되다

서로에게 남긴 메모를 확인하며 점점 친구가 되어가는 ‘타키’와 ‘미츠하’ 언제부턴가 더 이상 몸이 바뀌지 않자 자신들이 특별하게 이어져있었음을 깨달은 ‘타키’는 ‘미츠하’를 만나러 가는데...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으면 안 되는 사람, 너의 이름은?
출처 다음 영화 너의 이름은.



KEYWORD  시간


시간은 흐른다. 앞으로도 뒤로도. 비선형의 시간. 그 시간의 매듭, 무스비




2018년 예술의 전당에서 신카이마코토 감독의 전시가 있었다. 영화 이상의 섬세한 영상미를 보여주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그의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은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기본 스케치까지도 꼼꼼하게 살펴보게 했던 전시의 추억.


'<별의 목소리> 부터 <너의 이름은.>까지'

_2018. 7. 13 (금) - 9.26 (수)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매거진의 이전글 건축학 개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