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거지.

by serene


"여보, 브런치에 글 쓰는 게 싫어졌어. 그런지 오래됐어."


"왜?"


"당신은 안 봐서 모르지? 브런치에 글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란하게 을 잘 쓰는지. 어떻게 이렇게 찰떡같은 비유를 할까, 어떻게 저렇게 세하 묘사할까. 어떻게 이렇게 재치 있게 구사할까, 어떻게 저렇게 해박한 지식로 유익을 줄까. 다가 스크롤바를 내려도 내려도 끝나지 않는 장문의 글을 쓴다니까. 글은 그렇지 못하니까 너무 부끄피해져.는 그냥 솔직한 게 다야."


"그럼 당신한테 하트를 보낸 사람들은 왜 눌렀겠어? 그 사람들은 당신을 보고 반대로 어쩜 저렇게 재미있지도 않고 전문적이지 않은 글을 길지도 않으면서 솔직하게 쓸 수 있을까. 그게 좋았을 수도 있잖아. 각자 좋아하는 기준이 다른 거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제일 모르는 것 같아. 글을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쓰나? 그냥 쓰는 거지."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게 불편해진 이유는 글을 잘 쓰지 못하는데에서 오는 부끄러움 있지만 더 깊은 내면적 이유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구' 자체가 없이 이곳에 온 것이라는 것다. 이 지점이 자꾸 책감을 건드리고 괴리감이 느껴진달까.

대부분의 브런치 작가들을 보면 출판을 꿈꾸며 다독을 하고 글쓰기 모임을 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나는 전혀 아니다. 그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사실을 기록하는 수준의 일기를 쓰며 그림 하나 그려 붙이는 걸 좋아하는. 그게 전부이고 그것으로 충분함을 느끼는데 이것은 마치 치아 스케일링 정도만 하면 되는데 브런치라는 종합병원으로 잘못 온 것아 부담스게 느껴진다.


내 일기의 목적은 분명하다.

나는 통제적이고 불안한 가정환경으로부터 받은 영향과, 이혼 위기였던 남편과의 회복에 대해, 그리고 은 지능과 틱 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을 양육하며 겪는 어려움들을. 그 안에서 극복해낸 것들과 아직 미해결 된 과제들을 적어나가며 성장하고 싶었고 그 길에서 딱 나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 누군가가 보고 '어라,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네.', '나보다 더한 사람이 있었네.' 하는 위안이 되어 주고 싶었다.

이것은 바짝 메말라 갈라졌던 내가 좀 채워진 후에 나오는 여유일 수도 있고, 복해낸 것들이 오롯이 내 힘만으로 된 것이 아님을 알기에 받은 만큼 되갚고자 하는 작용일 수도 있고, 동병상련 같은 마음일 수도 있지만 여하튼, 감히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러려면 꼭 작문 실력까지 갖추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한편으로는런 나의 소박한 목적을 담기엔 브런치가 너무 거대한 곳이어서 더 이상 쓰기 싫다 어놓는 이유들이 쩌면, 브런치 작가들만큼 할 자신이 없으니 도망치기 위한 그럴듯한 변명을 지어내는 방어 기제 일지 모다는 생각도 든다. 여 확인해봐야겠다.

그런 식의 피라면 스로도 허락기 싫으니 아직은, 한걸음 더 가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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