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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ene Dec 06. 2021

그냥 쓰는 거지.


"여보, 브런치에 글 쓰는 게 싫어졌. 그런지 오래됐어." 


"왜?"


"당신은 안 봐서 모르지? 브런치에 글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하게 잘 쓰는지. 어떻게 이렇게 찰떡같은 비유를 할까, 어떻게 저렇게  묘사할까. 어떻게 이렇게 재치 있 구사할까, 어떻게 렇게 해박한 지식 익을 줄까. 다가 스크롤바를 내려도 내려도 끝나지 않는 장문의 글을 쓴다니까.  글은 그렇지 못하니까 너무 부끄피해. 나는 그냥 솔직한 게 다야."


"그럼 당신한테 하트를 보낸 사람들은 왜 눌렀겠어? 그 사람들은 당신을 보고 반대로 어쩜 저렇게 재미있지도 않고 전문적이지 않은 글을 길지도 않으면서 솔직하게 쓸 수 있을까.  좋았을 수도 있잖아. 각자 좋아하는 기준이 다른 거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제일 모르는 것 같아. 을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쓰나? 그냥 쓰는 거지."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게 불편해진 이유는 글을 잘 쓰지 못하는데에서 오는 부끄러움 있지만 더 깊은 내면적 이유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구' 자체가 없이 이곳에 온 것이라는 것. 이 지점이 자꾸 책감을 건드리고 괴리감이 느껴진달까. 

대부분의 브런치 작가들을 보면 출판을 꿈꾸며 다독을 하고 글쓰기 모임을 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나는 전혀 아니다. 그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사실을 기록하는 수준의 일기를 쓰며 그림 하나 그려 붙이는 걸 좋아하는. 게 전부이고 그것으로 충분함을 느끼는데 이것은 마치 치아 스케일링 정도만 하면 되는데 브런치라는 종합병원으로 잘못 온  같 부담스게 느껴진다.


내 일기의 목적은 분명하다.

나는 통제적이고 불안한 가정환경으로부터 받은 영향과, 이혼 위기였던 남편 회복에 대해, 그리고 은 지능과 틱 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을 양육하며 겪는 어려움들을. 그 안에서 극복해낸 것들과 아직 미해결 된 과제들을 적어나가며 성장하고 싶었고 그 길에서 딱 나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 누군가가 보고 '어라,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네.', '나보다 더한 사람이 있었네.' 하는 위안이 되어 주고 싶었다. 

이것은 바짝 메말라 갈라졌던 내가 좀 채워진 후에 나오는 여유일 수도 있고, 복해낸 것들이 오롯이 내 힘만으로  것이 아님을 알기에 받은 만큼 갚고자 하작용일 수도 있고, 동병상련 같은 마음일 수도 있지만 여하튼, 감히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러려면 꼭 작문 실력까지 갖추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나의 소박한 목적을 담기엔 브런치가 너무 거대한 곳이어서 더 이상 쓰기 싫다 어놓는 들이 쩌면, 브런치 작가들만큼 할 자신이 없으니 도망치기 위한 그럴듯한 변명을 지어내는 방어 기제 일지 모다는 생각도 든다. 확인해봐야겠. 

그런 식의 라면 스로도 허락기 싫으 아직은, 한걸음 더 가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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