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renity Jelly Apr 27. 2022

그때, 그 벤치

당신을 만나게 된 그곳




그때,
알게 되었다.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당신과의 첫 만남은 그 벤치에서였다.

서로의 친구를 기다리던 당신과 나는 그 벤치에 앉지도 못하고 서로의 눈치를 보며 서성였다.

그리고 그 벤치에 먼저 가방을 내려놓은 당신을 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각자의 친구가 오자 그렇게 그 벤치를 떠났던 우리는 교양 수업 강의실에서 다시 만났다.

나는 당신을 바라보았고, 당신도 나를 바라보았다.


그때부터였다.

왠지 마음속으로 당신과 친해질  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과 내가 만날 기회는 오직 교양 수업 하나일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벤치로만 가면 당신을 만났다.

처음으로 인사를 건네었던 건 당신이었다.

잦은 만남을 의식한 인사였던 것 같다.

아니면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언제부터인가 나는 시간이 날 때면 그 벤치로 갔다.

그리고 그 벤치에 가면 어떤 날은 당신이 있었고,

또 어떤 날은 내가 앉아있노라면 당신이 왔다.

우리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 벤치에서 만났고, 그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인 우리는 번호를 교환하였고,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였지만

이상하게  벤치에서 만나자는 약속은 따로 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이끌리듯 그곳에 가면 당신을 만날 수 있었다.


그날도 난 그 벤치에 가면 당신을 만날 것 같았다.

약속하지 않은 당신과의 만남은 언제나 즐거웠다.


그날의 날씨가 너무 좋아서였을까,

당신이 앉아있는 벤치 주변의 나무들이 푸르렀기 때문일까?

알게 되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 Serenity Jelly의 사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