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공립유치원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마도 많은 선생님이 '학부모 민원'을 1위로 꼽을 것이다.
교직 생활 중 겪은 다양한 민원 중에, 이상하게 가끔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교육과정 일과를 마무리하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계속 장난을 치며 떠들었다. 옆에 앉은 아이들이 불편해했고, 수업 진행도 어려워졌다. 여러 차례 주의를 줬지만 멈추지 않아,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하원할 때, 나는 어머님들께 오늘 있었던 일을 설명하며 "가정에서도 아이 기분을 살펴봐 주세요." 말씀드렸다. 어머님은 잠시 당황하신 듯했지만, 알겠다고 하시며 별다른 말 없이 하원하셨다.
그런데 두 시간쯤 후, 아무 예고 없이 어머님이 씩씩거리며 유치원으로 찾아오셨다.
"선생님, 애 낳아보셨나요!"
말로만 듣던, 바로 그 말.
내 아이는 이전에 어디서도 혼난 적 없는 천사 같은 아이인데 선생님이 야단을 쳤다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혼란스러웠다. 수업 시간에 장난을 멈추고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도록 지도한 것이, 교사로서 잘못된 행동이었을까?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맞았을까?
그날 이후, 그 어머님은 하원 시간마다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 다른 학부모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속닥속닥하시기도 했고, 사소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내가 OO이를 아끼고 있다는 게 그 어머님께 전달될까? 극한 상황에서 내가 한 몸을 던져 OO이를 구한다면 내 마음을 알아주실까?'
억울했고, 상처도 컸지만 그래도 나는 아이에게 진심을 다했다. 지도할 때에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했고, 지도 후에는 아이의 마음을 살피며 꼭 안아주었다. 그 아이는 여전히 나를 따르고, 사랑해 주었다.
2학기 학부모 상담에서 그 어머님을 다시 독대하게 되었다.
"OO이가 집에서 유치원 생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나요?"
어머님이 머쓱해하시며 하시는 말씀.
"우리 OO이가 선생님 너무 착하고 좋대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군요, 어머님. 다행이네요."
하루 종일 이어진 학부모 상담이 끝나고, 기진맥진한 채 교사실로 돌아와 의자에 털썩 앉았다. 억울하고 힘들었던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나는 통할지 모르는 진심을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전하기 위해 오늘도 애쓴다.
교사로 산다는 건, 어쩌면 그 진심이 통할 거라는 믿음을 붙잡으려 애쓰는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