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육아점수는 30점입니다.
육아로 인해 부족한 잠과 피로가 쌓이고 쌓였나봅니다.
목요일 아침부터 눈이 쉽게 떠지지 않습니다. 자고 일어나서 개운하다 생각한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아기침대에서 배고프다 손을 쪽쪽 빨고 있는 아기에게 천근만근인 몸을 일으켜 분유를 타와 눈을 감은채 먹입니다. 다행히 아기도 아직 잠이 덜 깼는지 눈을 감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 덜 합니다.
그리고는 아기를 옆에 눕혀 모자란 잠을 더 자보려 시도합니다. 다행히 아기도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조금 버둥거리다가 잠이 들어 줍니다. 그렇게 아기를 옆에 끼고 2시간 남짓한 달콤한 늦잠을 잡니다.
10시 쯤 다시 눈을 뜨고는 충분히 잠을 잔 아기를 데리고 거실로 나갑니다.
기운을 내서 아기에게 모닝 뽀뽀와 인사를 건네고는 옆에 같이 널부러집니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닙니다. 텐션을 높이고자 유튜브에서 활기찬 아침 음악을 검색해서 틀고는 기운을 차려 봅니다.
밤새 손을 빠느라 침냄새가 나는 아기 손을 닦이고 얼굴도 닦이고 로션을 바릅니다.
유산균도 먹이고 아기 똥 기저도 갈고는 밤새 쌓인 젖병을 씻습니다. 혼자 모빌을 보고 누워있는 아기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지금 젖병을 씻어 소독기에 넣어두지 않으면 오늘의 수유할 젖병이 모자라 어쩔 수 없습니다.
아기가 하품을 하여 재워보려 합니다. 다행히 수면교육 이후 아기를 재우는데 그리 힘이 들지 않습니다.
아기가 자는 틈을 타 점심을 챙겨먹습니다. 30분이 지나니 아기가 엥 하고 울며 일어납니다.
아침에 엄마 옆에서 더 재워서 그런지 낮잠 시간이 유독 짧습니다. 그래도 밥은 챙겨먹었으니 아기와 몸으로 열심히 놀아줍니다. 수유하고 놀고 재우고를 반복하지만 오늘따라 아기의 낮잠 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울지도 않는걸 보니 오늘은 그냥 놀고 싶은 날인거 같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아기가 잠을 자지 않으니
쉴 수가 없어 계속 놀아주기가 힘이 붙입니다. 아기 빨래도 돌려야하고 청소기도 돌려야하고 머릿속에는 해야할 집안일이 가득한데 아기가 잠을 자지 않으니 마음이 조급해져 아기와의 놀이에 집중이 잘 안됩니다.
아기가 낮잠을 길게 자는 날에는 브런치에 글도 쓰는 사치도 부릴 수 있는데 개인적인 여유시간이 전혀 없다보니 마음이 점점 힘들어집니다. 혼자서도 안울고 잘 노는 아기지만 옆에서 옹알이에 반응해주고 눈맞춤 해주면 웃으며 좋아하는걸 알아 혼자 두는 것도 미안합니다. 이래저래 하루종일 마음이 힘듭니다.
남편에게 오늘은 야근을 하지 말고 빨리 와주면 안되겠냐 문자를 보냅니다. 다행히 남편은 바로 알겠다고 하고는 소고기를 사들고 퇴근을 합니다. 남편이 구워주는 소고기에 밥을 한가득 퍼서는 우걱우걱 먹으며 힘든 하루를 되돌아봅니다.
아기는 그저 잠 보다는 놀고 싶은 하루였을 뿐인데, 체력이 부족해서 기운 없는 나 때문에 오늘의 육아점수는 30점 짜리입니다. 엄마가 더 열심히 반응해주지 않아서, 혼자 모빌 보고 누워있게 한 시간이 많아서 아기가 심심하진 않았을까 미안합니다.
더불어, 혹여나 감기몸살이라도 걸려서 정말로 아픈 날에는 아기를 그저 방치해 둘 수밖에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절대로 아파선 안되겠단 생각도 듭니다. 아기가 아플때를 대비해서 내 체력도 비축해둬야 겠다는 생각도 같이 듭니다.
잠을 좀 깊게 자야 체력이 회복될텐데 언제쯤 맘 편히 푹 자고 개운하고 가뿐한 몸으로 아기에게 모닝인사를 건넬 수 있을까요.
직장인도 목요일이 힘들 듯, 육아인도 목요일이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