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초음파 화면 속, 작은 점으로 시작해
그 안에 반짝이는 심장이 뛰고 곰돌이젤리 같은 팔다리가 생겨
점점 사람의 모습이 되어 엄마 배를 가르고 태어난
소중한 아가,
여전히
스스로를 엄마라고 부르는게
가끔 낯선 순간들이 많지만
내 인생 가장 다이나믹한
100일이었던거 같다.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해 본 적도 처음이고
누군가를 위해 내 것을 포기한 적도 처음이었다.
그 과정에서 혼란스러운 순간들도 많았고
달라져버린 일상과 무거워진 책임감에 두렵기도 했다.
그럼에도,
날마다 자라나는 아기를 보며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끼고
눈마주치고 꺄르르 웃는 웃음소리에 새로운 종류의 행복도 많이 느낀다.
태어난지 46일 밖에 안됐을때 코로나에 걸린 아기를 안고는
그 어느때보다 무섭고 두려운 감정도 들었지만
무사히 이겨낸 아기를 보며
생명의 강인함 또한 배웠던 시간이었다.
10년을 놀아도 여전히 오빠랑 노는게 제일 재밌었는데
이제 오빠를 쏙 빼닮은 아들과 셋이 놀 생각을 하니 설레인다:)
아직은 같이 놀지 못하고 모셔드려야 하지만
그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입히고 먹이고 재우는 반복되는 일상을 보낸다.
외향적일지 내향적일지,
장난기는 많을지, 수다스러울지
먹는거는 좋아할지 등등 앞으로 자라며 점점 나타날
너의 성격, 성향, 성품이 너무나도 궁금하다.
우리랑 잘 맞기를ㅎㅎ
그리고,
아기로 인해 부모님의 웃는 모습을 가장 많이 봤던 100일이기도 하다.
임신과 출산을 더 미루지 않고
일찍 가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보다 더 큰 효도는 없을거 같다.
아기가 태어나니 가족이 된다는 의미가
눈에 선하게 보여지는게 신기하다.
여기에 또 남동생이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으면 더 큰 가족이 되겠지.
아기의 100일때 친정식구들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니
생명이 태어나고 가족이 되었다는게 더 실감이 난다.
외할머니한테는 왕자님, 할머니한테는 우리대장이라
불리는 우리아들.
앞으로 기고, 걷고, 말도 하면서 얼마나 더 우리 가족에게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할지 무척 기대된다:)
크게 힘들다 생각하지 않고 100일까지 온 건
아기의 순한 기질과 나보다 더 능숙하게 육아를 하는 오빠와 엄마의 헌신적인 산후조리 덕분이었던거 같다.
엄마가 되고도 여전히 엄마의 케어를 받는 딸이지만
엄마가 아니였으면 육아의 행복함을 느낄 여유가 없었을거 같다.
게다가 이미 조리원에서부터 아기 잘 본다는 칭찬을 받던 오빠는
외출해서 베이비라운지 같은 곳을 갈 때마다
엄마 옆에서 폰 만지거나 어쩔 줄 몰라 뻘쭘해하는 다른 집 아빠들과 다르게
모든 케어를 능숙하게 하니
오빠의 덕이 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100일 동안 아기도 자란 만큼 나도 조금 더 성장한거 같다.
엄마가 되고 나서,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육아는 신이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될 기회를 준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기를 낳고나니 실감이 된다.
아들, 엄마랑 같이 계속 성장해가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