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가 이렇게 단 음식이었던가

커팅 3주차에 쓴 글

by 유송

본격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16일째. 본격 다이어트라 함은 일체의 쌀과 음료 등을 끊고 오직 고구마(바나나), 닭가슴살, 채소만 섭취하며 운동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고구마와 닭가슴살을 제외하고 먹은 음식은 바나나우유 하나. 겨우 바나나우유 하나지만 체중이 줄지 않거나 근육의 선명도가 높아지지 않을 때면 그 우유 하나가 나를 망쳐놓지 않았나 의심하게 된다. 그러니 독한 마음 먹고 다이어트 중이라면 다른 음식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말자.


그런데 그 삭막하던 식단에 오늘 한 가지를 추가하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아몬드님! 내가 체지방 커팅을 하는 중이며 고구마와 닭가슴살만 섭취하고 있다고 하자 커팅의 경험이 있는 친구가 아몬드 섭취를 권해 주었다. 이유인 즉슨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만 해도 인지질로 이루어지며 아예 지방 섭취를 끊어버리는 것보다 소량을 섭취해 주는 게 좋다는 것이다. 특히 아몬드에 든 지방은 식물성 지방산이라... 어쩌고 저쩌고 그 뒤에 말이 더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아무래도 지방도 조금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일요일 밤에 주문해서 방금 도착한 아몬드를 한 입 깨물어본다. 아니? 아몬드가 이렇게 달았었나? 생아몬드를 씹자마자 어금니 사이에서 단맛이 금빛 물결로 혀를 덮는다. 뭔가 잘못 먹었나 싶어 또 하나 먹어보는데 여전히 환상적인 맛이다. 그래, 아무래도 일체의 음식을 끊고 살다보니 이런 견과류에서 느껴지는 미미한 단맛도 몸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 모양이다.


실은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나흘간 단식(이 때는 정말 물만 마시며 72시간을 보냈다)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의 소리와 냄새가 점점 또렷해지는 것이었다. 사람이 계속 탄산음료를 마시고 양념에 범벅이 된 고기와 반찬을 먹다보면 견과류의 단맛을 거의 못 느끼게 되지만, 지금 내 혀는 보름 동안 오직 고구마의 단맛만 느끼고 산 상태. 그렇다 보니 아몬드를 먹어도 무척 달고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음식이 맛없다고 느끼는 분들은 강제 절식을 한 번 해 보시라. 굶으라는 게 아니라 탄산음료와 흰 쌀밥, 조미료 범벅의 음식들을 끊어 보시라는 거다. 그리고 과일이나 견과류를 먹으면 여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숭고한 단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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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자 다이어트 진행상황. 체중은 지난 주 73.5kg가 최저였는데 거기서 더 떨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약간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일단 2kg/주라는 패턴은 지켜지고 있으므로 다음주 월요일에 72kg가 되길 소망하며 운동하는 수밖에. 유산소 운동을 40분에서 50분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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