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송 Jan 05. 2017

노벨문학상 밥 딜런의 10년 전 자서전

밥 딜런, <바람만이 아는 대답> 독후감

밥 딜런이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수라고 하니 궁금한 사람! 그게 바로 나다. 마침 도서관 음악 관련 책장을 구경하는데 자서전이 보이길래 냉큼 뽑아와 읽어봤다.


원래 밥 딜런에 대해서 전혀 모르지만 혹시 노래를 듣고 나서 책을 읽으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일종의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노래를 모르는 상태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노래를 듣기 전이지만 그가 충분히 문학적 소양이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문장을 보고서.


클로에는 붉은 황금색 머리와 담갈색 눈의 인형같이 예쁜 얼굴에 알기 어려운 미소를 지었는데, 몸매가 아주 예뻤고 손톱에 까만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녔다.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다양한 색깔을 언급함으로써 클로에라는 여자에 대해서 아주 선명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눈앞에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가?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해 보면 쉽지 않은 묘사, 그것이 바로 밥 딜런의 주특기인 것 같다.


그것은 노래 가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그의 가장 유명한 노래인 Blowing in the wind의 가사를 보자.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before they call him a man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봐야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네


딱히 무슨 대단한 표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떤 이미지인지 알기 쉽게 쏙쏙 다가오지 않는가? 이렇게 쉽지만 뛰어난 표현을 하는 게 밥 딜런이며, 대부분의 노래 가사가 그러했기 때문에 노랫말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혹자는 밥 딜런이 저항 가수라서 높게 평가 받은 게 아니냐 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솔직하게 쓰여진 게 분명한) 자서전을 읽어 보면 그가 자신을 저항 가수로 생각한 적도 없고 그의 노래 가사도 별로 그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드스탁의 시대, 그러니까 히피가 활보하던 시대에 우상으로 추종된 것을 두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실제로 눈물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어슴푸레한 안개를 응시하며 지적인 몽롱함 속에 떠도는 노래를 작곡하는 포크 뮤지션 이상의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기적을 일으키는 설교자가 아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시대를 풍미한 작곡가이자 작사가이며, (당시에는 그런 말이 없었다고 하는데) 싱어-송라이터다. 밥 딜런의 대표곡으로는 앞서 말한 Blowing in the wind가 있는데 더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Mr. tambourine man을 들어보자. 굳이 이 곡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 곡의 가사 한 마디가 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Hey! Mr. Tambourine Man, 

play a song for me,

I'm not sleepy and there is no place I'm going to.

https://www.youtube.com/watch?v=pMc8jcvTZdQ

매거진의 이전글 노화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 정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