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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Oct 01. 2015

이게 어딜 봐서 독하다는 거냐?

마디 그로시 <독한 충고> 독후감

혹시 제목 배경을 보고 흥미로워서 들어왔는가?

축하한다. 당신도 <독한 충고>의 제목과 표지에 낚일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는 해야 할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더 많다.

<독한 충고>의 표지에 쓰인 카피다.

마치 아주 중요한 것을 가르쳐 줄 것처럼, 인생에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독하게 쓴소리 한마디 해줄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표지를 자세히 보면 아래쪽에 하나의 문구가 더 있는데, 이 문구가 책의 내용을 더 잘 말해준다.

내 인생을 기댈 수 있는 발칙한 문장 2000

그렇다고 내가 <독한 충고>가 인생을 기댈 만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그럴 싸한 제목과 표지로 포장하고 '절대'라는 말을 추가해 사람들의 관심을 끈 허울 좋은 명언집에 불과하다.


작가는 명언 수집가다.

수십 년간 수많은 명언들을 자기 나름대로 분류해 컴퓨터에 모아 왔고,  그중에 '절대'라는 말이 들어간 명언을 추려 연애에 관한 것, 정치에 관한 것 등으로 나누어 정리한 게 이 책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니까 쉽게 정리하면 이렇다.

'절대'라는 말이 들어간다는 것은 뒤에 부정형 문장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피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더 많다'는 말을 넣은 것뿐이다.

사실 인생에 해야 할 게 더 많은지 하지 말아야 할 게 더 많은지 알게 뭔가?

책에 실린 2000개의 문장은 때에 따라 골라보면 될 뿐, 그 모두가 인생의 진리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볼 때는 가장 먼저 목차를 봐라.

거기서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 곳을 펴서 읽어라.

그것이 이 책을 가장 똑똑하게 읽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족) 책 안에 21세기 북스의 도서를 소개하는 소책자가 끼워져 있었다.

거기서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와 <첫인상은 항상 배신한다>를 보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책장에 꽂아둘 만큼 좋은 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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