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송 Jun 28. 2018

전교 1등이 본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한재우,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서평

최근에 공부와 관련된 책으로 <완벽한 공부법>과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이하 '혼공')>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다. <완벽한 공부법>을 읽고 강력추천하는 친구를 본 적이 있는데 <혼공>을 읽은 친구의 후기는 본 적이 없어 리디북스를 통해 구입해 읽어보았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혼공>은 혼자 공부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완벽한(이 세상에 완벽이란 없다지만 그래도 아주 높은 완성도의) 공부 지침서다. 공부를 잘하기 위한 인체생리학에서부터 시작해 심리적으로 어떻게 접근해 가야할지 폭넓게 공부에 대해 다루고 있다. 혼자서 대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그런 사람들에게 아주 훌륭한 도우미가 되어줄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서 공부를 했다.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고, 집안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처음 학원을 그만 둘 때는 불안감이 굉장히 컸다.

남들 다 학원 다니는데 혼자 공부하는 나는 분명 성적이 낮아질 거야.

말은 안했지만 이런 불안감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고등학교 시절 거의 내내 전교 1등을 유지했고,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한의대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이후로 학원을 다닌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던 것도 아니다. 한두개 들은 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그저 이론을 이해하고 외운 뒤 문제를 푸는 것을 반복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게 전부였다.


대학교에 들어간 뒤 나는 공부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고교 3년의 치열한 노력 끝에 번아웃 됐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혼공>을 읽고서 그 시절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혼공>에서는 내가 어떻게 공부했는지 그 습관들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혼공>에서 제시하는 공부를 잘하기 위한 조건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운동을 할 것

2. 식사를 잘 할 것

3. 공부를 할 것 (구체적으로는 한 번 보고 외운 뒤 책을 덮고 다시 떠올려보기 등등)


이 세 가지가 사실 내가 전교 1등이 되기 위해 했던 모든 것이었다. 나는 매일 학교에 자전거를 타고 갔고, 점심시간이면 배드민턴을 쳤다. 배드민턴도 그냥 설렁설렁 치는 게 아니라 점심시간이 15분 남을 때까지 친 다음 급식실에 달려갔고, 5교시에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전완근의 통증을 달래기 위해 누르고 있어야 할 정도로 열심히 쳤다. 그 때문에 힘들어서 항상 5, 6교시엔 엎드려 자곤 했지만 점심시간마다 땀을 비오듯 흘리고 나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40분의 운동-포만감이 드는 점심식사-1, 2시간의 취침이 이어지고 나면 그 때부턴 일어나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했는데 그렇게 정신이 맑을 수가 없었다. <혼공>에서는 인간은 배가 부르면 본능적으로 게을러지기 때문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식사를 적게 하길 권하고 있다는 것만 내가 했던 행동과 다르다. 아마 점심식사를 적게 했더라면 좀 더 공부를 잘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운동을 하고나면 허기가 져서 그럴 수가 없었다.


사실 <혼공>을 보고서 '이건 내가 하는 방식과 비슷한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다들 자기 관심 분야에서 상당한 지식을 이미 갖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수많은 인강과 명강사가 있어도 공부 잘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이 늘어나지 않는 걸 보아서 알 수 있듯, 공부는 원래 '혼자' 하는 것이고 혼자 공부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그 방식을 통해 많은 걸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공부를 잘하고 싶어서 이 글을 보게 되는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세상에 공부 잘하고 싶어하는 학생, 그리고 자식들이 공부 잘하기를 원하는 학부모가 많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고 있다. 고등학교 때 모든 친구들이 나에게 어떻게 하면 공부 잘할 수 있는지를 물어왔고, 대학교 때 많은 학부모들이 나에게 과외를 맡기며 같은 것을 물어왔기 때문이다. 원래 나는 내가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일일이 다 가르쳐줬다. 영어는 하루에 50개 단어를 외우고, 쉬운 것부터 독해를 시작해야 하며, 수학은 오답노트를 만들어야 하고... 하지만 그런 구체적인 방법은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제 한 문장으로 대답하려고 한다.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을 읽고, 실천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반복되는 외모평가에 지친 여성들을 위한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