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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Nov 18. 2015

고민, 풀어준다, 내가

김어준 <건투를 빈다> 독후감

이 책, 매력 있다, 고민 듣고, 답해준다. 해답? 복잡하지 않다. 김총수는 아는 게 많지만, 우리에겐 쉽게 설명해준다. 누구나 이 책 읽고, 자기 고민 해결할 수 있다. 왜, 이딴 문체냐고? 이 책 문체가, 원래 이렇다.


<건투를 빈다>는 김총수가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듣고 상담해준 내용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 다른 사람 중에는 특히 20,30대가 많고 고민 내용은 크게 5파트로 나눈다. 파트1은 나, 파트2는 가족, 파트3은 친구, 파트4는 직장, 파트5는 연인 문제다.

물론 이런 고민상담 책은 피해갈 수 없는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모든 고민이 내게 해당되지는 않는다는 거다. 하지만 너무 관련 없는 부분은 뛰어넘고 읽을지언정 나머지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읽어보도록 하자. 애초 남 얘기란 술술 넘어가게 마련이라서 읽는데 머리 아픈 것도 아니고 의외로 내가 가진 고민과 연결되는 지점들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김총수가 줄기차게 주장하는 메시지 하나를 느낄 수 있다. (직접 읽을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고 여하튼 읽다 보면 알게 되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너 자신에 대해, 아무도 결정할 수 없다. 너 자신의 고민? 네가 스스로 선택해서 결정 내려야 한다. 너 성인, 네가 선택하되 그 뒤에 남은 책임, 그건 아무도 대신할 수 없어. 

파트1: 네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 네 스스로 고민해봐. 
파트2: 네 가족이 널 괴롭게 해? 가족이라도 네 삶에 끼어들 권리 없어. 그런데 그 반대? 너도 네 가족 삶에 끼어들 권리 없어.(형수가 바람을 피던가 말던가)
파트3: 네가 옛날에 친구를 괴롭게 했어? 미안하다고 해. 진심으로.  그다음에 안 받아주면? 할 수 없어.
파트4: 동료들이 널 따돌려? 그딴 거 신경 쓰지 마. 네 일만 잘하면 돼.
파트5: 남친이 돈 쓰는데 인색해? 네 가치관과 안 맞으면 헤어져.

쓰다 보니 너무 많은 내용을 누설한 것 같아 김총수에게 갑자기 미안해진다.

앞서 김총수가 모든 고민에 있어 자신이 스스로 충분히 고민하고 선택한 뒤 거기에 책임질 것을 강조한다고 했다. 하지만 거기에 덧붙여 김총수가 또 하는 말이 있다.

무수히 많은 고민들 속에, 최소공배수로 존재하는 '스스로 선택을 내리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象, 어떻게 생겨났나? 자식을 떠받드는 부모들, 공부만 하고 사느라 바빴던 청년들, 무조건 가야 할 길을 지시하고 이탈한 자들을 이단아로 낙인 찍고 방치하는 사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외친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미 우리는 태어났고, 자라났고, 이렇게 생겨먹었다. 그러나 이제라도 자신의 삶을 찾아가자. 앞으로 모든 삶과 나 자신의 모습은 나 자신의 '선택의 누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잊지  말고.라고 김총수는 거듭 우리의 등을 두들겨 주는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솔직담백한 고민상담이 있을까? 내 생각엔 두 번 보기 힘든 책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나를 만들어가는 선택의 기로에서 손가락을 깨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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