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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Dec 21. 2018

[노답민국] 절대 해결 안 될 양극화

빈부 격차 (1)

자본주의 사회의 대표적 문제점, 빈부 격차  

 인간이 만들어낸 부의 분배 시스템을 둘로 나누면 당연히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된다. 자본주의는 공산주의와 비교해 '능력주의'라고 부를 수도 있다. 열심히 일한 만큼, 혹은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 만큼 더 많은 재산을 가지라는 말은 솔직히 누가 봐도 일한 양에 관계없이 똑같이 가지라는 공산주의보다 더 설득력 있고 매혹적이다.

 하지만 자본주의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공산주의보다 나을 수 없다. 둘의 가장 큰 차이가 소득의 자유로운(능력에 따른) 분배이고 그렇다 보니 자본주의 하에서는 어쩔 수 없이 빈부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세상 사람이 다 똑같은 게 아니라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이 있고, 똑똑한 사람과 덜 똑똑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 차이가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이 100이고 가장 적은 재산을 가진 사람이 90이라면 사실 별로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모두가 익히 알다시피 전세계의 자본주의 국가들의 상황은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단적으로, 조지프 스티글리츠에 따르면 미국에선 최상위 1%가 매해 국가 소득의 1/4을 긁어 모으고 있으며 국부의 40%를 소유하고 있다. 100명이 살아가는 나라에 100만원이 전재산인데, 단 1명이 40만원을 쥐고 흔든다는 것이다. 이걸 정말 바람직한 경제 체제라고 할 수 있을까?


그야말로 답없는 문제

 나무위키의 양극화 항목을 보면 다른 항목을 다 세세하게 써놓고 비어있는 항목이 하나 있다. 바로 <해결 방법>란이다. 어지간하면 뭐라도 채워넣는 나무위키 제작자들이 이 칸은 괜히 비워놨을까? 아니다. 답이 없기 때문이다. 노답.

 한 번 양극화 해결방법을 생각해 보자. 아주 간단하게는 부자의 재산을 빈자들에게 나눠주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부자들이 재산을 나눠줄까? 물론 부자들은 돈이 많으니까 얼마 정도 쉽게 나눠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단언컨대 절대 그렇지 않다. 당신 주머니에 10만원이 든 지갑이 있다고 해서 길거리의 노숙자에게 천원 한 장이라도 나눠준 적이 있는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자기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건 아까운 법이다. 

 게다가 근본적인 문제는 부자들이야말로 돈을 재분배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우리 같은 서민들이 "양극화가 너무 심하다. 세금을 높여 부자와 기업의 재산을 걷어들인 다음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줘라."라고 요구할 수는 있고, 그렇게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서민 1만 명이 요구하는 경제 정책과 삼성 1개 기업(혹은 이재용 1인)이 요구하는 경제 정책 중 당신은 정부가 어느 쪽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5천만 명과 1개 기업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겠지만 본질적으로 힘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것이다. 

 우리의 요구는 비유하자면 범죄를 저지른 판사를 법정으로 데리고 와서 "자, 잘못한 거 다 알죠? 그럼 스스로 형량을 정해보세요." 하는 것과 같다. 그들은 자신들이 부의 분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권리(사유 재산권)와 힘이 있으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제재할 방법은 없다. 우리는 판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로 부의 재분배 문제는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려 있다. 우리의 여론이 너무나 격렬하고 뜨거워지면 그제서야 그들이 '아이코, 이건 너무 하네.' 하면서 눈치를 보고 어느 정도의 타협안을 내놓을 지도 모르지만 글쎄다, 처음에 말했지만 자기 주머니에서 돈 꺼내기 쉽지 않은 법이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을 비롯해 일생 동안 그렇게 격렬하고 뜨거운 단어들만 썼는지도 모른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가 '단결'하여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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