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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May 07. 2019

이 영화를 보고 정말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졌습니다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리뷰

일단 스포가 가득할 겁니다.

그래서 포스터를 다시 한 번 넣겠습니다.

한국 제목으로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라는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 베스트셀러를 - 각색해 영화로 만들어 낸 작품입니다. 실화가 두 번 손길을 거친 거죠.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마약 중독자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주인공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계속해서 마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활치료를 시도하지만 쉽게 성공하지 못합니다.

사실 중독자들이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덴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그들의 경제적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것도 있죠.

주인공은 집이 없고, 쓰레기통을 뒤져 먹고 살아갑니다. 정말 비참하죠.

그러나 재활센터의 한 치료사가 주인공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합니다. 이번에도 길로 돌려보내면 죽을 거라며 다른 담당자를 설득해 안전가옥(집이 없는 사람에게 제공하는 영국의 복지시설)을 제공합니다. 주인공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은 셈이죠.

정말 오랜만에 벽과 천장, 소파가 있는 곳에서 살게 된 주인공은 열린 창문으로 들어온 길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이 고양이가 바로 밥이죠. 정말 사랑스러운 갈색 고양이입니다.

처음에는 하루만 재워주려고 했는데 밥의 몸에서 상처를 발견하게 되고, 그걸 치료해주고 돌봐주다 보니 점점 시간이 흘러갑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주인공은 위기를 맞죠. 정서적으로 언제나 불안한 주인공은 마약에 다시 빠질 위기를 맞기도 하고, 밥이나 옆집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위기를 맞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죠.


아주 단순한 플롯이고, 요약도 쉽습니다.

이 영화의 감동 키워드를 소개하자면 이렇게 됩니다.

첫째, 고양이. 둘째, 성장.


고양이의 면에 대해서는 굳이 길게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밥은 정말 귀여운 고양이고, 내보냈는데도 야생으로 돌아가지 않고 주인공을 따라다닙니다. 나중에는 주인공이 기타를 메고 노래 부를 때 그 기타 위나 어깨 위에 앉아서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죠. 어찌나 얌전한지,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성장의 면에서는 여러 사람으로 나누어 접근해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주인공은 구제불능의 마약 중독자로 나오죠. 실제로 여러 번 재활에 실패했습니다. 주인공이 마약을 끊지 못한 건 외적 환경 탓도 없진 않지만 본인의 자존감이 너무 낮은데도 원인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았고 버렸다고 생각했기에 너무 힘들었던 거죠. 주인공은 나름의 화해를 시도하지만 좀처럼 일은 잘 풀리지 않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주인공이 옆집에서 만나는 베티라는 여자가 있습니다. 베티는 마약 중독자인 오빠 때문에 힘든 시간을 겪은, 동물권리 운동가죠. 이 여자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약물 중독자를 몸서리치게 싫어하지만 주인공을 통해 힘든 과거를 이겨내고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마지막은 아버지입니다. 주인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버지는 나중에서야 자신이야말로 반성해야 할 사람임을 인정하고 주인공을 사랑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렇게 모두에게 해피엔딩이 오죠.


해피엔딩이 오기까지 주인공을 몇 번이나 고난을 겪습니다. 이미 수렁에 빠진 인생에 똥물이 퍼부어지는 그런 모진 상황들이죠. 저는 이 부분을 보며 우리네 인생이 늘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바닥 같은데 더 힘든 일이 밀어닥칠 때가 많죠. 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밥처럼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베티 같이 착한 여자를 통해 함께 견디고 이겨내는 것, 혹은 주인공의 친구가 그러했듯 마약을 남용하고 존재하지 않는 환각을 보며 죽어가는 것 둘 중 하나입니다.


인생이란 늘 그래요. 사랑만 가득하지도 않고, 좌절만 가득하지도 않죠. 다만 우리는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좋은 것들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요즘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집사가 되길 자처하나 봅니다. 오늘도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는 제 환경을 탓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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