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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Jan 16. 2016

지금, 뜨거운 중국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에번 오스노스, <야망의 시대> 독후감

가장 가깝지만 의외로 잘 모르는 나라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북한, 일본을 제외하면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인구 많은  나라이기도하다(면적은 러시아가 최대). 하지만 우리는 일본이나 태국에 대해서 아는 것보다 중국에 대해서 아는 것이 더 적은 것 같다. 당신은 중국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가? 북경, 세계 최대 인구, 흔히 말하는 '대륙'의 스케일, 모택동 정도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 조금도 모르는 셈이다.


구태적 사회주의에서 부분적 자본주의까지

현대 중국을 두고 예전의 공산주의 사회라고 일컫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들은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매장을 두고 있으며, 위안화의 의도적 평가절하는 그야말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할 정도다. 하지만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명백히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었다. 지역 사회에서는 모두가 균일하게 수익을 배분받았으며, 그로 인한 노동의욕의 저하로 생산력이 떨어져 굶어 죽는 사람이 넘쳐났다. 교훈을 얻은 그들은 자본주의를 향해 방향을 틀었다. 사유 재산의 인정 범위를 조금씩 늘려가며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하면서 이렇게 빨리 성장한 나라는 중국이 처음일 것이다.


변함없는 일당독재

그러나 경제적 추구 이념이 변했을지언정 중국의 국가 통치 방식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공산당의 일당 독재를 유지하고 있으며, 공산당원들은 일반 국민에 비해 많은 권리를 지닌다. 공산당을 비하하면 가볍게는 하루 이틀 정도 구치소에 갇혀 있다 나오지만, 심한 경우(세계적으로 알려지거나 국내의 민감한 정세를 건드릴 경우) 수십 년의 가택연금으로 사회적 식물인간이 되기도 한다.


촘촘히 엮인 개인의 사례를 통한 현대 중국의 분석

<야망의 시대>는 중국에서 8년간 체류한 미국 기자가 쓴 책으로, 논픽션 부문에서 여러 상을 탔다. '새로운 중국의 부, 진실, 믿음'이라는 부제만 보면 마치 논문 형식의 딱딱한 글만 나열되어 있을 것 같지만 실상 이 책은 그보다 수백 배쯤 흥미로운 개인의 사례를 통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중국의 독재 통치에 저항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대만에서 전향해 중국으로 건너가 성공한 린정이(린이푸), 사회를 발전시키고 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일당 독재도 필요하다는 민족주의자 탕제, 중국 사회에서 가장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시골의 맹인 변호사 천광청, 아이스크림 판매부터 시작해 중국 최대의 중매 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공하이난 등 이 책 안에는 흥미로운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저자 오스노스는 이런 인물들을 일회성 기사를 쓰듯이 쉽사리 판단하지 않는다. 8년이나 머물렀던 만큼 그는 많은 중국인과 오랜 친분을 쌓았으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진솔하게 그들을 대했다. 그 결과 그는 여타의 기자들과 다른 관점 및 지식을 쌓게 되었으며 이 책 <야망의 시대>는 그 온전한 결실인 것이다.


앞으로 중국은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중국은 몇십 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걸쳐 너무나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한 집 한 자녀 정책이 폐지되고 GDP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으며 '세계의 공장'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한 때 철옹성처럼 벽을 닫아걸었던 그들은 문을 활짝 열고 열강의 대열에 합류했으며 이제 곧 세계 최강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부적인 성장세 속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티베트와 대만, 다오위댜오를 두고 영토분쟁을 하고 있고 빈민과 부자 사이의 간격은 심각하게 벌어졌으며(비공식적 지니계수가 0.7을 돌파했다. 공식적 지니계수는 0.4 수준이지만 공산당의 통계임을 고려해야 한다) 공산당 고위관원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다. 젊은이들은 농촌에서 도시로 빠져나오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개미족이 되고, 태생적이고 자본적인 한계를 느낀 그들은 스스로를 댜오쓰(실처럼 가느다란 남근을 일컫는 말) 세대로 부르며 비하한다. 아직도 저항운동가들은 가택이나 감옥에 갇혀있으며, 톈안먼 사태는 인터넷에서 절대 검색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중국은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시진핑을 필두로 한 공산당은 들끓는 냄비를 두고 어떻게 식혀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철저한 일당 독재와 걷잡을 수 없는 자본주의의 확산 속에서 그들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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