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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Nov 08. 2019

어디 가면 화장실부터 찾는 당신, 이 책을 보시라

이진원, <굿바이 과민대장증후군> 독후감

 나는 처음 가는 장소에서는 화장실이 어딨는지 확인한다. 특히 친구들을 만나 술집에 갔을 때는 무조건이다. 술을 마시다 보면 갑자기 배가 아플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다가 급하게 주유소에 들를 때도 많다. 역시 배가 자주 아프기 때문이다.
 어지간해선 매운 음식이나 맥주는 피하는 편이다. 조금 자극적인 것만 먹었다 하면 하루 종일 화장실을 들락거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혹시 공감되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나라도 공감이 된다면 당신은 민감한 대장을 가진 사람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그것이 곧 당신이 과민대장증후군 환자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과민대장증후군 환자들은 내가 겪고 있는 이러한 증상보다도 좀 더 민감한 편이다. 물론 내 대장도 민감하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매일같이 고통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격적인 치료를 요하는 환자는 아니라는 뜻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제목의 '굿바이'라는 표현을 통해 어떻게 과민대장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처럼 등장했다. 혹시 저자가 한의사니까 마법과 같은 한약을 소개해 주는 건 아닐까 기대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그런 비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저자는 대장이 과민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며, 현재 어떠한 방법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관리를 하면 좋을지 꼼꼼하게 설명한다.


과민한 대장이 과민한 성격을 뜻한다?

 이러한 오해를 품고 있는 사람이 정말 많다. 하지만 대장이 과민하다는 것은 작은 자극에도 대장이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며, 그것은 성격이 민감하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다. 한마디로 성격이 천하태평한 사람이라도 과민 대장 증후군은 가질 수 있다. 그것은 위장관의 반사가 중추신경계와 별도로 일어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치료들

 딱히 정립된 치료법이 없는 관계로 장의 경련 정도를 줄여주는 항경련제로서 항콜린제 등이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항콜린제는 부교감신경을 촉진시켜 교감-부교감 신경의 균형을 깸으로 인해 생겨나는 부작용을 지니고 있다. 

 또 외국에서는 장내 세균총이 문제라고 생각해서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의 대장에 이식하기도 한다. 그로써 건강한 세균총의 비율이 이뤄지면 대장의 과민성이 덜해질 거라고 보기 때문이며,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의원에서는 한약을 사용하는데, 과민대장 증후군 환자는 대장 점막에 보이지 않는 염증이 많이 존재하는 상태이므로 장내 염증 수치를 낮추는 한약을 사용할 수 있다.


과민대장 증후군의 관리

 과민대장 증후군 환자는 일상적으로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반응해 복통, 설사를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음식에 반응한다면 3개월 이상 꾸준히 식생활을 수첩에 기록해야 하며, 그것을 통해 자신이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병원에서 하는 알레르기 검사는 모든 음식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식생활 수첩이 더 나은 방법이다.

 또한 맥주와 액상과당이 포함된 음료수는 절대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굿바이 과민대장 증후군>의 내용이며, 저자가 마지막에 남긴 말을 이 글의 독자들에게 나도 꼭 전하고 싶다.

 과민대장 증후군은 물론 괴로운 병이며 삶의 질을 떨어트리지만 결코 죽는 병이거나 불치의 병은 아니기 때문에 꿋꿋이 관리를 하며 희망을 갖고 살라는 말이다. 이 세상의 (나를 포함한) 모든 장트라볼타에게 파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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