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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Nov 18. 2019

동물의 개체수 조절의 비밀

션 B. 캐럴, <세렝게티 법칙> 독후감

인간의 생명을 분자적 수준에서 바라보면서 깨달은 근본적 이치는 바로 모든 것은 빈틈없이 '조절'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효소나 호르몬, 지질, 염분 그리고 기타 화학물질을 비롯한 체내에 존재하는 모든 '분자'의 양은 특정한 범위 안에서 유지된다. 예를 들어 혈액 속의 어떤 분자는 다른 분자들에 비해 100억 배 이상 많이 존재한다.

질병이라는 것은 결국 대부분 체내에서 이러한 '조절'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결과 나타나는 증상으로 어떤 물질이 너무 적게 또는 반대로 너무 많이 만들어질 때 일어난다.

의사의 역할은 인체가 가지는 자연적인 항상성 메커니즘을 강화하거나 복원하는 것이다.

한 먹잇감이 귀해지면 포식자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냥감으로 눈을 돌리기 마련이므로 멸종을 피하고 다시 개체 수를 회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명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리로 연결된 상호작용의 긴 사슬에 의해 지배된다. 우리가 사슬의 모든 단계에서 조절의 법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각 사슬을 형성하는 개별 고리에 대해서뿐 아니라 고리 사이의 상호작용이 어떤 성질의 것인지 알아야 한다.

하나의 포식자가 자신의 먹잇감뿐 아니라 식단에 들어있지 않은 동식물에까지 영향을 주어 군집의 전체적인 종 구성을 조정할 수 있다.

(위 내용은 책의 본문입니다.)


 동물은 어떻게 개체수가 조절되는가? 무수히 많은 동물이 태어나고 죽어가는 와중에 어떤 동물은 멸종되기도 하고 어떤 동물은 폭발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황소개구리나 뉴트리아처럼 말이다. 그러나 황소개구리의 영화도 영원하지 않았다. 가물치가 황소개구리를 잡아먹게 된 것이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사례 한두개를 찾아볼 순 있지만, 동물 전체를 관통하는 법칙은 없을까?

 그런 고민에서 시작된 게 과학자들의 실험과 관찰이며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책 제목인 <세렝게티 법칙>이다. 세렝게티 법칙은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인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에 의해 저절로 조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책에는 그 내용만 실려있는 것은 아니다. 생태학에 있어서 중요한 발견들과 그 발견을 해낸 인물 및 일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그 부분이 자못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는 모노와 자코브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는데 그 부분은 책 내용의 유출이 되니 생략하기로 하자.

 책을 읽고나서 든 생각은 지금은 세렝게티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대략적이나마 생태계의 개체수 조절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자연의 신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였듯이 생명은 엄청나게 많은 고리로 연결된 상호작용에 의해 지배되며 그 모든 단계를 파악하는 것은 아직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다.

 간혹 한약을 두고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전부 밝혀진 게 없다면서 폄하하는 사람이 있는데 한약은 가장 기본적인 처방 중 하나인 사군자탕만 해도 인삼 복령 백출 감초의 4가지 약재가 들어가며 이 약재들의 성분이 2시간 정도 물 속에서 달여지는 동안 어떻게 섞이고 또 인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모조리 밝혀내는 것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나중에 과학기술이 더 발전하면 정확히 어떤 기전으로 체력증강이나 피로도 호전 같은 결과를 낳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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