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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Nov 22. 2019

모름지기 직장인에겐 하루 세 번 수면이 필요하다

 불면증이 있는 환자를 볼 때 가장 먼저 체크하는 것 중 하나는 낮잠 여부다. 낮에 잠을 자면 밤에 자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늦게 자거나 일찍 일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직장인의 한 사람으로서 불면증 환자를 제외하고서 대다수의 직장인에게는 하루 한 번이 아닌 세 번의 수면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개 점심을 먹고 나면 낮잠이 밀려온다. 실은 점심을 먹기 전부터 어느 정도 나른해진 상태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른한 상태에서 밥을 먹으면 위장관으로 혈액이 몰려가면서 뇌는 느슨해지고, 배가 든든하니 몸도 풀어진다. 잠이 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런 상태에서 낮잠을 자면 밤에 제대로 잘 수 없으니 커피를 마시고 오후 일과를 보내는 게 낫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기서는 개개인별로 판단을 잘해야 한다.

 낮잠을 자서 밤에 생기는 수면의 방해 vs  낮잠을 안 자고 매일 커피를 마셔서 생기는 교감신경 항진

 자, 둘 중에 어느 게 당신의 건강에 더 큰 영향을 줄까?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내 개인의 몸을 두고 볼 때, 나는 낮잠을 자고 밤에 조금 덜 자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일단 낮잠을 자면 첫째로 기분이 너무나 좋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낮잠을 자는 것, 누구나 좋아하지 않을까?  

 둘째로 자고나서 오후 일과에서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 커피를 마시고 버티는 건 가능하지만 그렇게 버티고 있을 때 스트레스가 온다. '아, 내가 이렇게 커피까지 마셔가며 견뎌야 하나?' 하는 회의감, 그리고 잠을 못 자는데서 오는 스트레스가 오는 것이다.

 셋째로 오후에 쌓이는 피로도가 다르다. 낮잠을 자고나면 비록 10~20분 내의 짧은 시간을 자도 오전에 생긴 피로가 회복된다. 굉장히 새출발 하는 느낌으로 오후를 보낼 수 있는데, 낮잠을 안 자면 오전 피로에 오후 피로가 그대로 겹쌓이는 느낌이다. 결국 퇴근하면 기진맥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멍하니 스마트폰을 보다가 잠자리에 드는 일이 많다.

 그래서 나는 낮잠은 빼놓지 않고 자는 편인데 그로 인해 밤에 자는데 지장이 생기진 않았다. 만약 낮잠을 자고나서 수면장애가 생긴다면 그만 두는 게 맞겠지만 아니라면? 당연히 낮잠을 챙겨주는 편이 건강에 좋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한 술 더 떠 밤에도 한 번 더 잘 것을 권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퇴근 후 짧은 수면이다. 퇴근하고서 집에 오면 보통 7시 전후가 된다. 나는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해 유화와 드럼을 배우는데 집에 들렀다가 곧바로 학원에 갈 생각을 하면 죽을 맛이다. 그래서 하게 된 것이 15분 정도의 짧은 저녁 수면이다. 발을 씻고 이불을 덮고서 자고 일어나면 맙소사! 낮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처럼 다시 개운한 상태가 된다. 우리 몸은 이렇게 회복이 잘 되는 존재인 것이다. 물론 이 밤잠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밤에 잤다간 정말 자야할 때 못 자게 될 거야!"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피곤해서일까? 나는 밤에 자고 쌩쌩한 상태로 학원에 다녀온 다음 열한시쯤 되면 다시 졸음이 밀려온다. 어쩌면 나야말로 가장 건강한 수면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는 존재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만 사는 존재는 아니다. 하루 일과 속에서도 편안한 휴식시간이 필요하고, 또 직장에서 돌아오고 나면 나를 위해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서 나는 세 번의 수면을 권하는 것이다.

 직장 생활이 너무나 힘든 그대라면 하루 세 번쯤 자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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