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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Feb 01. 2016

기업 경영에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코마츠다 마사루, <친절을 전염시켜라> 독후감

세상에는 많은 놀이공원이 있다. 우리나라의 에버랜드, 롯데월드를 비롯해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디즈니공원 등... 이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놀이공원을 꼽으라면 아마 디즈니랜드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코마츠다 마사루는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식당부 교육담당 및 다양한 직책으로 일했던 사람이다.


그가 말하는 디즈니랜드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기업의 이념이 명확해야 한다. 놀이공원이지만 동시에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이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념이 디즈니공원의 경우에는 창업자 월트 디즈니의 '사람들의 마음에 안정을 줄 수 있는 가족 같은 편안함의 실현'이었다. 디즈니공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과 행동은 가족 같은 편안함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념은 보다 구체적인 항목으로 나누어진다. 디즈니랜드의 경우에는 SCSE (안전성, 예의, 쇼, 효율의 영어 첫 문자를 딴 것)이 그것인데, 고객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고객을 대할 때 예의를 갖추며 직원의 모든 행동은 디즈니랜드에서 이뤄지는 쇼의 일부임을 자각하고 어떠한 일을 할 때 효율적이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체적 이념은 직원들이 기본적인 행동을 할 때도 바탕이 되지만 돌발 상황에서도 어떤 기준으로 움직여야 할지 참고사항이 된다.


그러나 친절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클레임 매니지먼트 부분이었다.


디즈니랜드 정도의 규모가 되면 클레임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올 것이다. 이러한 클레임을 관리하는 부분에 있어 디즈니랜드가 예사 기업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선 그들은 클레임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클레임이 어쩌다 생긴 불만사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열쇠'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존 구드만의 법칙을 끌어오는데, 그것은 "고객이 평소 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10%의 재방문율을 보이지만, 만약 불만사항을 말하러 온 손님에게 진지하게 대응했을 경우 고객의 65%가 다시 이용하러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클레임의 처리 과정 역시 무척 상세하다. 클레임의 기본적 대응법이 대략 9가지로 정리되어 있고, 처리가 끝나도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라 그 클레임에 대한 '처리 보고서'를 작성하게 해서 클레임 처리 능력과 경험 자체를 계속해서 향상시켜 나간다. 최소한 디즈니랜드에 있어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고객의 클레임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처음 책을 펼 때는 오직 대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생각이 변했다.


친절을 전염시키라는 제목을 따르자면 전염시킬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나중에 하게 될 한의원은 적으면 직원 1명, 많아도 8명 이내의 작은 사업장이다. 그런 면에서 과연 디즈니랜드의 친절 마케팅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우선 사업을 하는 기본적인 면에서 '친절', 그것도 현대의 감정 노동자들에게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과잉 친절이 아니라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에서 출발하는 디즈니랜드의 친절 철학은 좋은 생각의 전환점을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직원뿐만 아니라 경영자에게 있어서도 기업을 경영할 때 이념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클레임 매니지먼트까지 어떤 것들을 챙겨야 할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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