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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Jun 05. 2020

인생은 산수가 아니라지만

탐욕

 "매년 1천만 원씩 저금하고 1천만 원씩 대출을 상환하면 몇 년 뒤에는 대출은 거의 다 갚을 거고 그 뒤에는 얼마씩 저축이 가능하니까 한 몇십 년 뒤에 집이..."

 손가락을 꼽으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내게 누군가 말했다.


인생은 그런 단순한 산수가 아니고, 생각대로 흘러가지도 않는다고.


 그 말이 맞는다는 건 지식과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어릴 때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도 모든 걸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어릴 때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시작해 어느 날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 사람도 있다. 또한 나의 신념 역시 물물교환을 위해 만들어진 종이 쪼가리에 목숨을 걸 게 아니라 정말 인생의 중요한 가치,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자꾸만 옆사람에게 눈길이 간다. 나보다 좀 더 풍요로운 사람, 나보다 이 시간에 돈을 더 많이 버는 사람. 자꾸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고, 채워지지 않는 욕망 때문에 속을 끓인다.


 나도 내가 바보 같다. 갖지 못하는 것을 염원하는 것도 바보짓이고, 그 염원 아니 욕망 때문에 속을 끓이며 스스로 마음의 병을 키우는 것은 이루 말할 데 없는 천치짓이다. 그런데 멈출 수가 없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나만 이렇게 살진 않는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선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는 세 가지 독으로 탐욕, 분노, 어리석음을 꼽으셨다. 인간의 3대 독 중 하나가 탐욕일 정도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욕을 갖는다는 것이다. 나는 한 시간에 만 원 버는데 다른 사람은 3만 원 벌고, 나는 차도 없고 집도 없는데 다른 사람은 좋은 차와 집을 갖고 있으면 부럽고 욕심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부러움에는 한도 끝도 없다. 내가 가진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자꾸 남의 것을 탐내는 것이 탐욕의 가장 어리석고 부끄러운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탐욕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나는 내가 가진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또 한 스님이 하신 말씀을 생각해 본다. 세 끼 먹을 양식과 한 몸 누일 자리만 있으면 족한 것이 인생 아니겠느냐는 말씀. 오늘도 세 끼를 잘 먹었고 누워 잘 곳도 온전하다.


 남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나에게 향해 본다.

 오늘도 살아있어 감사합니다. 오늘도 사랑하는 이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어 감사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내 마음을 한 번 돌아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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