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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Jul 08. 2020

발목의 힘찬 박동과 생명

 최근 환자의 요통 치료에서 대퇴부 전면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복근이 약해진다거나 하는 모종의 이유로 인해 골반이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 요통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대퇴부 전면의 근육을 이완시킴으로 인해 골반의 기울어짐을 어느 정도 완화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환자는 엎드려 있고 나는 환자의 양쪽 발목을 잡아 엉덩이 쪽으로 붙여주는 스트레칭을 하는데 이때 발목 앞쪽에서 내 손바닥으로 힘찬 박동이 느껴질 때가 많다.

 사람에 따라 그 박동의 정도는 다르지만 전경골동맥으로 추정되는 이 동맥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강하다. 인체에서 가장 맥을 잡기 쉬운 곳이 경동맥이 지나는 갑상연골의 양옆과 요골동맥이 지나는 손목 부근이다. 사람에 따라 목을 잡으면 불쾌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의사는 주로 요골동맥을 이용해 맥진하고 거기서 맥이 잘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발목은 그보다 더욱 강한 박동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에너지를 손바닥으로 느낄 때 나는 생각한다. 

 

 사람의 심장은 정말 대단하구나! 그리고 심장이 이렇게 열심히 뛰어주는데 나도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겠다!

 

 실은 아무도 하루 종일 심장이 뛰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넘어갈 때가 많을 것이다. 숨 쉬는 것이 당연한 만큼 심장 박동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24시간 쉬지 않고 뛰는 심장에 대해 생각해보면, 머나먼 손끝 발끝까지 혈액을 공급해주는 심장의 성실함과 강한 에너지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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