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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Aug 28. 2020

'대형' 교회는 목사가 원한 것인가 신자가 원한 것인가

 여전히 코로나는 기승을 부리고 교회는 패악질을 하고 있다. 패악질이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명사] 사람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그러지고 흉악한 짓.

 사람이라면 응당 전염병이 돌아 사람이 죽고 나라가 망해가는 이 시국에 전염을 막기 위한 최선을 다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온라인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며 굳이 모여서 해야 한다고 악다구니를 써대니 패악질, 사탄의 짓, 마구니의 짓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일전에 한 번 글을 썼지만 교회의 문제는 대형화에서 비롯되었다. 모든 교회가 20평 미만의 면적, 20명 미만의 신도를 가진 소규모 교회였다면 오늘날의 대규모 감염 같은 문제는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의 대형화는 누구에 의해 이루어졌는가?


 대형 교회 중에서도 담임목사가 작금의 사태에 경각심을 가지고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하자고 하는 소수의 교회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말한 바 있다. 그런 교회에 대해서는 일말의 비난도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웃을 위하는 마음으로 보아 참 교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칭찬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 시국에도 헌금을 걷고자 온라인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는 개소리를 지껄이는 목사들은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좋게 볼 구석이 없고, 신이 있다면 자신의 이름을 빌려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저들에게 벼락을 삼세번 내려도 부족하다. 목사들이 개소리를 하면 신이 아닌 목사를 믿는 눈먼 추종자들은 어리석게도 예배에 참석하고, 그 예배가 또다시 이 사회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묻는다. 반드시 목사를 마주하고서 찬송가를 불러야 신을 섬기는 행위가 됨은 성경의 어디에 나타나는가?


 한편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교회의 대형화가 목사의 일방적인 탐욕이 아니라 목사와 신자의 욕심이 합쳐진 작품이라는 것이다. 목사가 아무리 대형 교회를 짓고 싶어 한들 신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목사님, 신의 권위는 커다란 교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에 있사오니 교회의 확장은 옳지 않습니다."라고 한다면 어찌 목사가 홀로 대형 교회를 짓겠는가. 남들에게 자기의 교회를 자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 가진 바 부(富)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탄 같은 신자들이 목사의 욕심을 부추겨 대형 교회를 만들고, 또 거기에 지고 싶지 않았던 다른 어리석은 신자들이 또 다른 대형 교회를 만들어 오늘날의 교회 천국 대한민국을 만든 것이다.


 어찌 보면 결국 남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우리 민족의 습성이 우리나라를 지금 이 지경으로 위기에 빠트렸으니 나 자신도 조금은 탓하지 않을 수가 없고 한심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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