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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Sep 23. 2020

가구공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가구공예 1일 차

 어제부터 가구공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의외로 집 바로 앞에 공방이 있었는데 지하에 있어서 그간 모르고 지냈다. 이번에 공예라는 걸 배우고자 하면서 가죽공예와 목공예 중 무엇을 배울까 고민했는데, 가구 공방이 집 바로 앞에 있는 관계로 고민은 순식간에 끝났다.

 비용은 첫 달에 한해 재료비 포함 25만 원이고, 주 2회 회당 2시간 지도다.

 처음에 들은 설명은 공구에 관한 것.

 

 생각보다 굉장히 공구가 많았는데 (도미노, 타카, 샌더기, 직소기, 테이블소, 슬라이딩 앵글 커터 등) 내가 어제 사용해 본 것은 직소기와 샌더기.

 직소기는 톱이다. 진동하는 톱을 목재에 갖다 대면 저절로 잘리고, 수평을 잘 맞춰서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면 된다. 톱날이 달려서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목재가 잘 잘려서 다행이었다.

 샌더기는 앞에 사포를 달아 진동을 해서 사포질을 해 주는 기계다.

 사포에도 종류가 있어서 40~2000방까지 거친 정도가 아주 다르다. 어제 60방짜리와 320방짜리를 써 봤는데 320방짜리로는 갈리지 않던 부분이 60방짜리를 쓰자 아주 쉽게 갈려나갔다. 울퉁불퉁한 모서리를 사포로 다듬을 때의 쾌감이 좋았다.

 또 나무의 종류에 대해서도 직접 보면서 설명을 들었는데 소나무도 원산지에 따라 미송(미국산), 뉴송(뉴질랜드산)으로 부른다는 걸 처음 알았다. 물론 어제 들은 거의 모든 것이 처음 듣는 것이긴 했다. 멀바우가 어디서 자주 보던 짙은 붉은색이 도는 목재였는데 아주 단단하다고 했다. 고무나무도 하얗게 생겨서 부드러워 보이는데 역시 단단한 편이라고 했다.

 집성목의 종류에 대해서도 들었다. 손가락이 교차하듯이 짜진 모양을 핑거라고 하는데 그게 면(plane)에 있으면 탑-핑거, 옆쪽에 있으면 사이드-핑거, 핑거가 없이 매끄럽게 생긴 것은 솔리드라고 부른다고 했다. 핑거라는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방에서 처음 만들기로 한 것은 미니 테이블이다. 어제는 테이블의 도면을 보고,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다리 8조각, 스커트 4조각, 상판) 확인하고, 다리와 스커트 그리고 상판 조각에서 어디를 안쪽으로 하고 어디를 바깥쪽으로 할지 고른 다음 몇 군데 사포질을 했다.

 상판의 사각 부분은 라운드로 하기로 해서 컵을 대고 연필로 그린 다음에 자국을 따라 직소기로 잘라냈다. 깔끔하게 자르기가 생각보다 어려웠고, 거칠게 남은 면을 샌더기로 다듬는 재미가 있었다.

 2시간이 훌쩍 지나고 나서 손을 탁탁 터니 옷에 온통 톱밥이 묻었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을 정도로 재밌는 시간이었다. 벌써 다음 시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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