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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Oct 03. 2020

한쪽 눈으로만 보던 세상을 바꾸기

채사장,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독후감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의지로 세상을 보고 해석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상 우리는 세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만을 본다. 영화 <매트릭스>가 그런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우리가 보는 것이 진실인지, 아니면 세상이 우리에게 주입한 허상인지를 물었다. 그런데 그러한 '진실(실재)과 허상'이라는 틀마저 한쪽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면? 우리가 감고 있는 한쪽 눈이 있다면 그것을 떠야 하지 않을까?

<지대넓얕 0>의 저자는 인류사를 소개하며 우리가 감은 한쪽 눈에 대해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일원론이다. 실재와 허상, 사람과 자연, 남자와 여자처럼 모든 것을 둘로 나누어 보는 사고방식은 이원론에서 비롯한 것이며 이원론은 플라톤으로부터 전해온 서양의 시각이다. 이원론에 대비되는 것으로 일원론이 있는데 사람도 자연에 포함되고 자연도 사람 몸속에 포함된다는 뜻의 인신소우주(사람의 몸이 작은 우주) 같은 개념이 일원론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정복전쟁에서 서양이 승리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도 서양의 것이 지배적이게 되었고 그로 인해 패배한 동양의 후손들은 일원론을 잊어버리게 된 것이다. 이원론과 일원론 모두 중요하며 이 둘을 모두 알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세상에 현대차만 있는 줄 알았더라면 그게 최고라 생각하며 탔겠지만 기아차도 있는 줄 알게 되었다면 그것도 타 보고나서 어느 차를 살 지 고르는 게 합리적인 일이 아닐까?

나는 이 책을 읽고서 세계 철학과 종교사의 큰 흐름을 알게 되었다. 개중 불교의 핵심 교리, 베다와 동양철학의 관계, 바울 이전과 이후의 기독교에 대한 것들이 가장 흥미로웠다. 그저께 밤에는 베다를 좀 더 알기 위해 우파니샤드-베다는 아니지만-를 주문했고 로마사에서 가장 중요한 황제였다는 아우구스투스의 생애가 궁금해 소설 <아우구스투스>를 읽는 중이다. 당장 내가 하는 행동을 두 가지나 불러 일으킨 책이니 철학과 (세상을 향한) 인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밌게 읽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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