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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Oct 13. 2020

공간박스 완성!

가구공예 6번째 수업

원래 5번째 수업 글을 적었어야 하지만-그리고 5번째 수업 때 공간박스를 완성했어야 하지만- 처음 만드는 거라 그런지 재단이 완벽하지 못했고 사포질이나 조립 등등 기초가 아직 너무 부족해 진도가 느리다.

그래서 6번째 수업 결과물과 함께 기록한다.

공간박스를 만들 때 상판과 하판(천판과 지판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측판 2장과 합판을 늘어놓은 모습.

재단한 판에서 겉면과 속면을 정하고 속면에는 끝 모서리에서 1cm 정도 띄워 홈을 판다.

홈을 팔 때도 플런지 쏘를 이용하는데 5mm 깊이로 팔 수 있도록 한다.

한 번 해서는 합판이 들어갈 정도의 홈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한 번 파낸 홈의 바로 옆에 몇 번 더 플런지 쏘로 파내서 합판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를 확보해 준다.

홈을 다 파고 나면 안쪽 면에 바니시를 칠하고-물론 바니시 칠하고 말리고 사포질하고 다시 바니시 칠하고 사포질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드릴로 구멍을 내고 피스를 박아 연결해준다.

재단이 제대로 안 되어 1, 2mm씩 차이가 나면 비록 그게 작은 차이 같지만 정육면체의 상자를 만들 때는 크게 어긋남이 생기기 때문에 재단을 잘해야 한다!

이렇게 내내 바니시 칠하고 사포질 하다가 끝난 게 5번째 수업.

재단을 잘해야 한다는 교훈을 아주 깊게 새겼다.


그리고 6번째 수업을 하기 전, 스케치업 프로그램에 대해 유튜브 등으로 공부해 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찾아보았다.

알아보니 웹 버전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설치해서 쓸 경우에는 30일 체험판만 제공된다고 했다. 결제를 하기엔 금액이 너무나 커서 그럴 수 없었고 취미 목공의 경우 웹 버전으로도 충분하다고 해서 웹으로 해 보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유튜브를 통해 R(사각형), P(면을 기준으로 늘리기, ex 기둥 세우기), O(보는 각도 변경), L(선 긋기) 등의 단축키를 알게 되었고 몇 번 해 보니 직선과 면은 그럭저럭 그릴 수 있었다. 그래서 공간박스를 완성한 다음에 만들 협탁을 인터넷의 가구 사진을 참조해 그려보았다. 스스로 사이즈까지 다 정해서 그려보니 아주 뿌듯했다. 선생님도 처음 치고는 잘 그렸다고 칭찬해주셨다.

6번째 수업인 오늘은 조립된 공간박스의 겉면에 사포질을 하고 바니시를 칠했다. 처음 미니 테이블을 만들 때는 바니시를 한 번만 칠했는데 이번에 박스를 만들 때는 겉면도 속면도 모두 두 번씩 칠했다. 두 번 칠하려면 한 번 칠하고 말리고 사포질을 하고 다시 칠하고 말리고 사포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가구공예를 배우며 느끼는 것은 정말 의외로 나무가구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박스 하나 만드는데도 몇 시간씩 씨름을 해야 하는데 인터넷에선 2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만들지 않을 때는 몰랐던 부분이 무척 많다. 예를 들어 피스를 박고 나면 그 자리에 구멍이 생기는데 그걸 막기 위해 목심-목다보라고도 한다-을 박아야 한다. 목다보를 박을 때도 되도록 구멍 난 자리의 목재와 색깔과 결을 맞춰서 하는 것이 좋고 목다보를 박은 뒤에는 플러스 톱으로 깔끔하게 잘라내야 요철이 생기지 않는다. 또 그렇게 해도 살짝 틈이 보일 때는 메꾸미라는 것-마치 찰흙 같다-을 이용해 막아주기도 한다. 작은 구멍 하나, 작은 조면 하나까지도 신경 써야 아름다운 나무가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2.5번의 수업만에 완성해낸 나의 공간박스다.

아카시아 나무를 사용했고 수성 바니시를 두 번 칠해 무늬가 아주 선명해졌다. 아직 어디에 쓸지 용도는 고민 중이지만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의외인 점은 상당히 무겁다는 것. 한 손으로 들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그만큼 튼튼해서 밟고 올라서도 된다고 한다.

이제 다음 시간에는 내가 스케치한 협탁을 만들기로 했다.

원래는 짜맞춤 형식으로 하려고 했는데 짜맞춤식의 공예는 굉장히 어렵다고 한다. 톱으로 일일이 잘라내는 것도 어렵지만-일자로 자르기가 어렵다고 한다- 끌로 긁어내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초보에게는 적합하지 않고 또 짜맞춤은 그걸 전문적으로 하는 선생님께 배우는 게 좋다고 해서 앞서 만든 미니 테이블 그리고 공간박스와 같이 상판 덮개 방식으로 만들기로 했다.

나무의 선택도 나는 멀바우 같이 진한 색의 나무가 어떨까 했는데 선생님께서 멀바우가 굉장히 단단해서 다루기 쉽지 않으니 고무나무나 소나무로 만들고 나서 여태 사용해 보지 않은 오일로 마감을 하는 방식을 배워보는 건 어떻겠냐고 하셔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내 이름도 소나무 송松이니 마다할 리가. 나에게 좋은 기운을 전해줄 것 은 소나무 가구는 7번째 수업 때 시작이다. 오늘 플런지 쏘와 테이블쏘 등을 이용해 재단은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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