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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Oct 21. 2020

쉬운 듯 어려운 가구공예

7, 8번째 수업

지난 시간부터는 내가 원하는 협탁을 만들고 있다.

재질은 소나무.

그리고 이번에는 수성 바니시 대신 스텐오일을 칠하기로 했다.

스텐오일도 여러가지 색이 있지만 나는 그 중 레드마호가니를 골랐다.

보통 여자들이 좋아하는 색이라는데 나는 이번에 조금 붉고 진한 색의 협탁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레드마호가니가 좋아보였다.

협탁도 기본적으로 직육면체에 속하기 때문에 공간박스를 만드는 것과 과정은 같다.

그리고, 자르고, 겉면 속면 위면 아래면 상판 하판 등 위치를 정하고, 샌딩하고 스텐오일 바르고 말리고 샌딩한 후, 조립을 해서 피스를 박고 목다보로 구멍을 메운 뒤 나머지 부분에 오일을 바르고 샌딩으로 마무리한다.

말로는 쉽지만 해 보면 쉽지 않다.

1mm를 더 길게 자르는 바람에 갈아내게 되는 수고, 처음 조립을 할 때 부위마다 클램프로 고정해야 하는 수고, 혹여 아래면에 오일 바르기를 깜빡 했을 때는 도로 피스를 다 풀어내야 하는 수고, 상판의 위와 아래를 잘못 결합했을 때는 구멍을 다시 뚫어야 하는 수고 등, 초보가 저지르는 작은 실수마다 과정은 추가되고 완성의 길은 멀어진다.

그래서 쉬운 듯 하면서 참 어렵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어떻게 보면 침 놓는 것도 비슷한 면이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침 놓는 게 그냥 바늘 몇 개 찌르고 마는 것 아니냐 하겠지만 침의 효과는 어디를, 얼마나 깊이 찔러 어느 정도의 자극을 주고 어떤 굵기의 바늘을 썼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것을 구분하고 판단하는 것은 늘 침을 공부하고 사용하는 전문가인 한의사만 가능하고 말이다.

세상에 쉬운 일 없다는 걸, 늘 내가 하지 않는 일을 할 때서야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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