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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Nov 23. 2020

결혼하기 전에 독서 한 권쯤은 괜찮잖아?

법륜, <스님의 주례사> 독후감

 결혼 적령기의 모든 미혼남녀들은 오늘도 결혼 생각을 했거나 하고 있거나 할 겁니다. 특히 연인들은 더욱 그렇겠죠. 그러나 결혼 결정을 내리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불화와 이혼 경험담,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무나 유명해진 "니들은 결혼하지 마라..." 밈까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들의 마음을 흔드는 것은 너무나도 많죠. 많은 것들을 생각해서 결정해야겠지만 이 책 한 권 정도는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법륜 스님은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꼭 결혼해 본 사람만 결혼에 대해서 조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날이면 날마다 자신을 찾아오는 불교 신자들로부터 결혼생활에 대한 고충을 들어온 스님이야말로 오히려 한 발 떨어진 곳에서 객관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 스님은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 종교가 맞지 않는 결혼 등 결혼을 앞두고 고민될 법한 많은 사례들에 대해서 자기 나름의 충고를 들려주는데요, 그래서 제목이 <스님의 주례사>입니다. 모든 사례가 와 닿지는 않겠지만 이 중 하나 정도는 도움되는 게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재밌고 흥미로웠던 부분은 자기보다 너무 뛰어난 사람과 결혼했을 때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세요.
‘라면 끓여 먹고 막노동을 하고 살더라도 이런 사람하고는 못 살겠다.’
‘이만한 남자 구하기 힘드니까 그래도 같이 살아야겠다.’
만약 살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상대가 혹시 바람을 피우더라도 ‘그래, 그래도 내 권리가 제일 크다’고 생각하고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내 눈에 매력이 넘치는(흔히 말하는 잘생기고 예쁘고 돈 많고 착하고 재밌는) 사람은 남의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구애가 끊이지 않겠죠. 누가 봐도 평범한 남자가 누가 봐도 예쁘고 돈 많고 착한 아이유 같은 사람과 결혼한다면 대개 그 결혼생활이 화목하고 오래 유지되기가 어려울 겁니다. 아이유는 그냥 봉사활동을 가서 밥을 먹고 왔는데 남편은 자기가 못났다는 자격지심에 괜히 화내고 삐치겠죠. 주변 남자들이 잘해주는 것만 봐도 속에서 열불이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 좋고, 만약 훨씬 잘난 사람과 할 거라면 바람을 피우더라도 저렇게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통상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이야기는 아니죠. 바람피우는 상대를 그냥 내버려두라니 말이나 되나요?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 없고, 앞으로 그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우리 마음의 평화와 결혼 생활을 유지를 위해서 저런 선택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제시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스님의 이 포용력 높은 답안이 모범 답안이 될 수도 있겠죠.

 아직 결혼을 해 보지 않아서 여전히 어떻게 결혼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스님의 말처럼 '남에게 덕 보려고 하지 않는' 결혼이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보고 결혼한 사람은 가난을 견디지 못할 것이고, 건강을 보고 결혼한 사람은 장애를 견디지 못하겠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또 내가 결혼을 통해서 덕을 보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 다음 신중하게 결정해야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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